30년 간 임대료·월세 면제받고 공단 경기 침체 핑계로 문닫아

30년 머문 포 항철강공단 내 우체국 수익성 낮아 폐쇄” 비난
지자체가 수익성 낮은 시골 면사무소 폐쇄한 적 없다, 국민 먼저 생각해야” 맹비난
우정청, “전국적으로 축소 분위기, 물량 줄은 것도 원인” 해명


경북지방우정청이 30년 동안 포항철강공단내 우체국을 무상으로 운영하여 많은 수익을 챙겨높고,수익성이 낮다는 이유로 폐쇄한 사실이 밝혀져 비판을 받고 있다.

포항철강공단 입주업체들은 경북지방우정청이 지난해 9월 중순 포항철강공단 내 우체국을 수익성이 낮다는 이유는 일방적으로 폐쇄했다며 우정당국을 비난하고 대책을 호소했다.

포항시 남구 호동 철강공단 내 한 입주기업 대표 A씨(42)는 이달 초 다른 지역으로 택배 발송을 위해 자신이 겪었던 불편을 털어놨다. 근래에 철강경기가 좋지 않은데다 최저임금마저 올라 회사가 긴축재정에 들어선지 오래다. 최소 인력으로 공장을 가동하다 보니 금융업무나 택배 발송 등은 자연스럽게 A씨의 몫이 됐다.

바쁜 일은 제쳐두고 외부로 보낼 택배부터 처리한다는 A씨는 평소 같으면 5분 이내에 처리할 수 있는 택배발송 업무를 요즘 들어 1~2시간은 걸린다고 하소연했다. 이유는 가까운 공단 내 30년 간 있었던 우체국이 지난해 9월께 폐쇄됐기 때문이다.

현재 철강공단 내 기업들은 공단과 5km 이상 떨어진 인근 연일 우체국이나 오천 우체국을 이용하는 실정이다. 그나마 연일 우체국이 가깝다고는 하지만 폐쇄 된 공단 우체국보다 인근 우체국은 이용하는 고객이 상대적으로 많아 대기시간도 무시할 수 없다고 불만을 터트렸다.

A씨 외에도 경북우정청의 공단 우체국 폐쇄로 인한 불편 민원은 폭주하고 있다.

공단 우체국은 1997년 포항시 남구 호동 철강공단 건물에 설치됐다. 지난해 9월 폐쇄 직전까지 직원 3명이 상주했고, 이들의 주 업무는 공단 내 택배물건 처리와 금융업무였다.

그런데 경북 우정청은 지난해 6월께 수익성이 안 맞다는 이유로 폐쇄할 것이라고 공단에 통보했고, 3개월 뒤 국을 전격 폐쇄했다.

우정청은 철강공단 건물에 30여 년 간 상주하는 동안 건물 임대료 6천여 만원과 월세 80여 만원도 면제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수익이 맞지 않아 국을 폐쇄했다는 우정청의 주장은 선뜻 납득하기 어렵다는 게 공단 내 전반적인 분위기다.

게다가 공공기관으로서 수익성을 따져가며 국을 설치하고 폐쇄한다는 것은 국민의 불편에는 눈을 감고 있다는 비판도 초래하고 있다.

한 공단 내 관계자는 “수익이 안 맞는다는 이유로 우체국을 폐쇄하는 조치는 지자체가 시골 면사무소를 폐쇄하는 꼴이다”며 “국가기관이 수익을 생각하기 이전에 국민이 어떤 불편이 발생할지 먼저 고민하고 결정했어야 했다”고 꼬집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지난 30년 간 잘 운영해 오다 최근 몇 년 간 철강경기 불황이 이어지자 공익기관인 우체국을 폐쇄하는 극단적인 결정을 내렸다”며 “공단 내 기업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지금 수익성이 안 맞아 폐쇄했다는 우정청의 답변은 핑계이고 배신감이 든다. 당장 공단 우체국을 재설치하라”고 목소리를 높웠다.

이와 관련, 경북지방우정청 관계자는 “철강공단 내 우체국 폐쇄는 단순히 수익성 때문만은 아니며 포항우체국에서 총괄 점검해 결정했다”고 해명했다.
이어 “전국적으로 우정청 전체 분위기가 국을 축소하는 분위기이고, 물량 감소로 인한 적자가 이어져 폐쇄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이 관계자는 철강공단 내 적자규모가 어느 정도였는지 묻는 질문에는 “내부사항이다”며 답변을 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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