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 이우근의 '개떡 같아도 찰떡처럼' 출판기념회가 지난 17일 포항 침촌문화회관 대강당에서 열렸다.

이날 출판회는 포항고 31회 동기생인 공봉학 변호사가 마련한 것으로, 동기생 및 포항고 동문들이 대거 참석해 축하공연 등을 펼쳤다.

-숙자는 힘이 세다/이우근

숙자라는 사람이 있다
그는 키가 커서 멀리 보는 게 아니라
마음이 높아서 그럴 거다
세상의 장터를 지키는 사람으로
그 길목에서 바람을 감지한다
태평양에 어제 밤에 오줌을 누었단다
새침하게 내륙의 향기를 바다에 풀었단다

비린내 나는 사람의 온기가 아니어도
꽉 차게 마음에 흔적을 남기는,
그런 사람이 있다
세상이 살만 하다는 것은 작은 것에서 시작이 된다
짜고도 씀씀한, 늘 그렇게,
그의 생업처럼 사람과의 관계를
숙성시키고 버무릴 줄 아는,
젓갈이 왜 아름다운 밑반찬인가
그렇게 숙자는 사람을 사랑하는
힘이 센 사람이다

나팔꽃 같고 사르비아 같다
그런가 하면 쌍욕으로 무례를 응징할 줄 안다
나는 그런 것에서 용기를 얻었다
우리 곁에는
그런 사람이 꼭 있다
그래서 산다

실핏줄이 동맥보다 못하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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