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선 유력 후보 줄대기 극성

전직 고위공무원들 특정 후보 캠프 총집결
관권선거 중단 촉구 성명 잇따라


6.13지방선거 후보등록이 24일부터 시작되면서 관권개입 의혹이 속출, 공식선거전을 앞둔 선거판이 혼탁해지고 있다.

일부 공무원들이 당선 유력 전·현직 단체장 출신 후보들에 대한 줄대기가 성행하고 있고, 전직 고위공무원들이 특정 후보 캠프에 총집결해 사실상 관권선거를 진두지휘하고 있다는 의혹도 나오고 있다.

안동에서는 현직 시청 공무원이 관권선거를 폭로하는 ‘어느 하급공무원의 절규’라는 제목의 괴문자 메시지가 나돌아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2개의 발신번호로 150여 명의 공무원에게 보내진 문자는 중견 간부급 이상 공무원들의 선거운동을 언급하고 있다. 또 ‘금품수수설’과 ‘시장실 압수수색’ 등 권영세 현 시장의 사건을 떠올리게 하는 내용, 회계과장으로 퇴직한 공무원의 권 시장 캠프 합류 등의 내용으로 채워졌다.

안동시는 이날 김동룡 안동시장 권한대행 주재로 괴문자 관련 긴급회의를 열어 안동시선거관리위원회에 통보하고 경찰에 수사 의뢰했다.

포항에서는 더불어민주당 허대만 포항시장 예비후보가 성명서를 통해 ‘공무원과 관변단체’를 선거에 끌어들이지 말 것을 촉구하고 나섰다.

허 후보는 성명에서 “최근 구청장, 읍면동장, 산하기관장들과 관련된 위법 선거운동에 대한 제보가 이어지고 있어 모처럼 조성되고 있는 공명선거 분위기를 깨트릴 수 있음을 우려한다”면서 “고위 공무원들의 위법한 선거관련 행위가 제보되면 앞으로 인내하지 않고 선관위에 고발할 것임을 분명히 밝힌다”고 했다.

허 후보는 또 21일에도 성명을 내고 “오는 6월 16일 예정된 '제13회 포항시민체육대회'를 가을로 연기할 것"을 촉구하면서 ”본격적인 선거운동이 시작되는 시기에 예산을 지원하고 지역의 자생단체를 동원해 체육대회를 준비하는 모습은 선거에 영향을 주려는 의도가 있다고 오해받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경주에서는 자유한국당 주낙영 경주시장 예비후보가 지난 20일 긴급성명서를 통해 “지난 19일 오후 5시께 최양식 무소속 후보의 선거사무소에서 최 후보가 참석한 가운데 열린 선거대책회의에 공무원과 관변단체 대표 등이 참석한 것을 확인했다”며 “최양식 후보는 관권선거를 즉각 중단하고 경주시민께 사죄하라”고 주장했다.

문경에서는 현직 시장 업적을 SNS를 통해 선거구민에게 홍보하는 등 선거에 영향을 미치는 행위를 한 혐의로 경북도선관위에 의해 공무원 5명이 검찰에 고발된데 이어 경찰은 지난 14일 문경시청을 전격 압수수색하고 일부 부서 컴퓨터 하드디스크와 일부 공무원의 휴대전화를 확보하는 등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한편 대구와 경북도선관위에 따르면 이번 지방선거와 관련해 현재까지 적발된 선거법위반사례는 대구가 43건, 경북이 131건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후보등록 이후 선거전이 격화하면 불탈법 선거운동이 더욱 기승을 부릴 것으로 보고 있다.

김인규·김윤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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