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선거철이 되면 행정누수현상이 발생한다. 기존의 자치단체 장들이 사퇴함으로서 집권 초기의 강력한 권한과 의지가 약해지면서 생기는 일이다.

정치 지도자의 집권 말기에 주로 나타나는 지도력 공백현상, 흔히 레임덕은 임기만료를 앞둔 공직자의 통치력 저하를 기우뚱 기우뚱 걷는 절름발이 오리에 비유해서 일컫는 말이다.

최근 재선을 위해 자치단체 장을 사퇴하고 시간이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도 불구하고 공무를 수행하는 공무원들이 주민들로부터 필요 없는 공무원이 많이 있다는 것이다.

주민은 자신이 불편한 일을 당하면 공무원을 탓하는 경우도 많지만, 대체로 다수의 주민이 탓하는 공무원에 대해서는 충분히 그럴만한 이유가 있기 때문이다. 특히 지방선거로 인한 지치단체 장이 없는 시기에 주민들의 말을 한쪽 귀로 듣고 한쪽 귀로 흘려버려서는 안 된다고 본다.

공무원이나 공조직에 상당히 우호적이고 협조적인 것이 주민인데 오죽하면 필요 없는 공무원이 있다는 이야기를 할까 생각해 볼 문제다. 공직내부에서만 서로 평가하기보다는 어느 공무원이 주민으로부터 지탄을 받는지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미꾸라지 한 마리가 온 개울을 흙탕물로 만드는 일들, 일례로 건설업자에게 수시로 돈을 요구한다든가, 도시개발 정보를 미리 알고 부동산 투기로 주민들로부터 원성의 소리를 듣는 경우라든가, 인허가를 해주고 대가를 받았다고 소문이 나든가 할 경우에는 철저하게 원인을 밝혀야 한다. 주민들은 ‘아니 땐 굴뚝에 연기 나겠는가’하고 바라보는 입장이 대다수다.

주민은 공직자의 사소한 비리에도 마음에 상처를 입는다. 경제가 어려워 장사도 안 되고, 수입도 줄어 밥 먹고 살기 힘들다고 또는 애들 학비도 못 내고 있다고 푸념인데 철밥통 공무원들은 그런 걱정이 없는데도 비리에 연루되어 부정으로 돈을 챙긴다고 원망하는 것이다.

주민에게 필요한 공직자가 되려면 공직자 스스로 자신의 뼈를 깎는 고통이 따른다. 공무원도 공직자이기 전에 한 사람의 인간이기에 부모님도 모시고 가족을 부양해야 할 책임이 있다. 수년간 동결되어 있는 급여에 대한 불만도 참고 견뎌내야 하는 고충도 있다.

국민에게 필요한 공직자가 되기 위해서는 공직내부 스스로 변화와 개혁 혁신도 필요하겠지만, 국민이 요구하는 청렴도에 대한 제고도 해봐야 한다. 성직자나 종교 지도자 수준의 청렴도를 요구한다면 견딜 수 있는 공직자가 과연 몇 명이나 될까.

철밥통이라고 표현하지만 겉으로 드러나지 않은 고통스러운 공직사회에 대한 주민의 배려도 필요하다. 특히 공직자는 선거철을 틈타 주민에게 불편을 초래하거니 공무를 소홀히 하면서 자신이 해야 할 일을 제 때 처리하지 않고 미루어서는 안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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