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송도동에 위치한 솔향기 기사식당(대표 손준호)은 포항에서 알아주는 기사식당으로 이젠 가족, 연인, 친구들끼리 일부러 찾아가 맛보는 그런 곳이다.
점심시간이 채 되지도 않은 오전시간이었지만 홀에는 이미 삼삼오오 많은 사람들이 이른 점심을 먹고 있었다. 자리에 앉아 메뉴판을 들여다보니 요즘에도 이런 가격에 한 끼를 먹을 수 있다니 적지 않은 충격을 받았다.
한 시간 아르바이트를 해서 7천530원을 받아도 햄버거 세트(B사 스테이크 버거 세트 9천원)를 못 사먹는 세상인데, 솔향기에서는 정식을 먹은 후 커피 한 잔을 사먹어도 돈이 남는다.
저렴한 가격에 놀란 가슴을 진정시키고 가장 많이 팔린다는 돼지두루치기를 주문했다. 조금 뒤 밑반찬 7개와 쌈, 마늘, 된장이 나온 후 돼지두루치기가 나왔다.
나물무침, 장아찌, 물김치, 계란프라이 등 화려하진 않지만 정겨운 집밥 같은 느낌이 물씬 느껴진다.
한 가지 특이점은 두루치기가 접시나 일반 냄비에 나오는 것이 아니라 주물 냄비에 나온다는 점이다. 주물냄비 덕분에 처음부터 끝까지 식지 않고 먹을 수 있었다.
한 숟가락 밥을 뜬 후 두루치기를 한 점 올려서 먹으니 매콤한 양념이 밥알에 쏙쏙 배여 진수성찬이 부럽지 않다.
이번엔 같이 나온 상추쌈에 밥은 얹은 후 고기, 마늘, 쌈장을 올려 한 쌈 크게 싸먹어 본다. 싱싱한 야채와 쫄깃한 고기의 적절한 만남이 한껏 어우러진다.
이 어울림에는 손 대표가 직접 만든 비법의 양념 맛이 한 몫 한다. 돼지의 잡내를 잡아주고 살짝 매콤하게 해 느끼함도 없어서 끊임없이 먹게 된다.
한 그릇 뚝딱 비운 후 배는 부르지만 조금 더 먹고 싶은 마음에 주위를 둘러보니 밥과 국수가 무한 리필이라고 한다.
밥을 두 공기 먹기에는 조금 부담스러워 국수 한 그릇을 말아 후루룩 마셔 본다. 육수도 매일 아침 우려내 구수하고 시원한 맛을 내 술술 들어간다. 가격도 저렴한데 밥과 국수까지 무한리필이라니 도대체 남는 장사가 될까 우려가 될 정도이다.
손준호 대표는 “많이 팔면 남는 게 있다”며 “사람들이 저렴한 가격에 부담 없이 한 끼를 먹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자꾸 치솟아 오르는 물가에 한 끼 사먹기에도 부담스러운 요즘, 솔향기 기사식당으로 찾아가 저렴하면서 푸짐하게 먹어보는 건 어떨까 싶다.
김윤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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