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흥수(실바노)계산성당 주임신부

요즘 천당과 지옥이 대한민국 여성들 때문에 난리가 났다고 한다.

천당 : 천당 들어가는 사람들이 맞나 안 맞나 대조를 해야 하는데 ID(주민등록증)에 나와 있는 사진하고 실물하고 너무 다르기 때문에 신원을 파악하는데 무진장 고생을 한다.

지옥 : 불로 뜨거운 벌을 받는 곳인데 도대체 뜨거워하지 않는다고 한다. 왜? 찜질방에서 하도 단련이 되어서…, 그래서 온도를 높이는 공사를 하고 있단다.

그가 누구인가? (사회가 떠들썩, 군중들이 기대심리) 그가 기다리는 구세주가 맞나? 세례자 요한은 제자들을 예수님께 보내어 그 누구가 바로 당신! 예수 그리스도이신가를 묻고 있다.

“오시기로 되어 있는 분이 당신이십니까?”

예수님의 대답 – 맞다 아니다 가 아니라 “너희가 듣고 본 대로 요한에게 가서 알려라.” 듣고 본 것이 무엇인가?

“소경이 보고, 절름발이가 제대로 걸으며, 나병환자가 깨끗해지고, 귀머거리가 들으며, 죽은 사람이 살아나고, 가난한 사람들에게 복음이 전하여진다.”

예수님의 대답은 내가 누구인가 아는 게 중요한 것이 아니라 무엇이 일어나고 있는가를 보라고 하신다.

지식으로 아는 정도가 중요한 게 아니라 그리스도가 어떤 분이신가를 알아야 삶의 모습이 변한다는 것이다.
소경, 절름발이, 나병환자, 귀머거리, 죽은 사람, 가난한 사람. 이들은 도대체 누구인가? 무언가 아쉽고, 무언가 서럽고, 무언가 아픔이 있는 사람들. 그들에게 그리스도는 어떤 존재인가? 그리스도께서는 그들에게 위로와 희망으로 오시는 것이다.

그러나 사실 사람에게는 육신이 병든 것보다 더 무서운 게 있다. 그것은 마음이 병든 것이다.
- 나눌 수 있는 마음이 없는 것, 남을 받아들일 수 없는 옹졸함, 내가 더 낫다는 우월함 그래서 다른 이들에 대한 무시, 따라갈 수 없음에 대한 질투, 시기, 상대적으로 우월해야 한다는 착각 등…. 이것은 육신이 병든 것보다 훨씬 무서운 불치병이다.

외형을 고치려고 애쓰는 것보다 마음을 고치도록 애써야 한다. 마음이 병들어 있는데 육신이 멀쩡한들 무슨 소용이 있는가? 그리스도의 오심은 아쉽고, 서럽고, 아픈 이들을 위해 오시는 것이다. 마음이 병들어 있는데 외형을 고친다고 무슨 변화가 있는가?

나의 이웃 안에, 내가 살고 있는 공동체 안에 그리스도가 오실 자리가 준비되고 있는가? 누구 때문에가 아니라, 바로 나 때문에. 나 때문에 오셔야 할 주님인데, 나 때문에 오실 자리가 준비가 안 되는 것은 아닌가?

가난한 우리 모습 안에 예수님은 당신의 참모습을 드러내십니다. 내 모습 안에서 예수님이 드러나야 합니다. 남에게서 보이지 않는다고 불평하지 말고 내가 그러지 못하는 것에 마음 아파해야 한다.
- 겉모습만 자꾸 바꾸려고 하지 말고, 겉으로 드러나는 삶의 매력에만 빠지지 말고, 내가 더 가진 재능이나 능력이 남을 지배하려 하지 말고, 외형에서 보여지는 아름다움에만 취하지 말고, 구부러져 있는, 보이지 않는 모습들. 마음을 바르게 세우자.

오시는 주님. 누구인가가 아니라 그분 안에 어떤 일이 일어나는가를 보도록 하자. 그래서 나도 그렇게 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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