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동궁원 비효율적 논란...민간사업자만 덕보고 있다?

경주시가 야심차게 추진 중인 동궁원 사업 프로젝트가 졸속 추진되고 있다는 지적이 높다. 제2 동궁원 건립사업은 감사원 지적에 따라 사업축소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본지는 제2동궁원 사업과 관련 수요를 과다추정하여 사업성이 결여되어 있음에도 사업추진을 강행했다는 감사원의 지적을 토대로“사업추진 난맥상”이라는 제하의 기사를 1면 보도한 바 있다. 현재 운영 중인 동궁원도 여러 문제점이 노출되고 있다. 경주시 직영 식물원은 만성적자를 보는 반면 민자사업인 버드파크사업은 많은 영업이익을 올리고 있다. 불합리한 협약서와 경주시의 비효율적 운영을 진단한다.(편집자 주)



경주 동궁원 비효율적 논란...민간사업자만 덕보고 있다?
경주시 직영 식물원 만성적자, 민간사업자 버드파크 막대한 영업이익
경주시 직영 동궁원 비효율적 운영
민간사업자 동궁원 지나치게 많은 혜택 논란



민간투자 방식으로 운영 중인 경주동궁원이 민간 사업자에게 지나치게 많은 혜택을 주고 있다는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경주동궁원은 경주시와 민간사업자가 분리·운영하고 있는데 경주시가 운영하는 식물원은 적자에 허덕이는 반면 민간이 운영하는 버드파크는 막대한 영업이익을 보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영업이익율이 20%를 육박하거나 넘고 있다.

경주시가 직영하는 식물원은 지난해 7억원의 매출액을 올렸지만 인건비와 운영비로 집행한 13억5천만원의 절반 수준에 불과했다. 적자폭은 6억5천만원에 달한다. 민간사업자가 운영하는 버드파크는 매년 5억원에서 7억원에 달하는 영업이익을 보고 있는 것과 대조적이다. 민간투자 협약 가운데 일부 불공정한 부분도 논란거리다.

동궁원을 분리해 운영하면서도 동궁원 전체 기반시설과 관련된 건설 및 보수 비용은 경주시가 부담토록 한 부분이다.

민간사업자의 영역인 버드파크의 시설의 유지 관리 부분까지 경주시의 예산이 투입하도록 한 것이다. 경주시는 버드파크의 부지를 제공하고 민간사업자는 건물을 기부 채납했다는 이유지만 납득이 가지 않는 협약이다.

경주시 직영 식물원은 지난해 41만명에 넘는 입장객이 방문했음에도 입장수입이 7억여 원에 불과하지만, 버드파크는 입장료 매출액만 28억9천만원에 달했다. 임대 수입까지 포함하여 30억원에 육박하는 매출액을 올렸다.

민간사업자의 버드파크는 2013년부터 사업을 시작했다. 2014년도에 34억6630만원의 입장수입을 올리고 7억2825만원의 영업이익을 올린 것을 비롯해 2016년 31억1129만원의 입장수입, 6억7472만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지난해에는 5억6751만원의 영업이익을 올리는 등 매년 막대한 영업이익을 보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와 반면 경주시 직영 식물원은 입장료 수입으로는 인건비와 관리 운영비도 충당하지 못하고 매년 적자를 보고 있다.

경주시 직영 동궁원의 적자원인은 공공성 비용도 있지만 비효율적 운영에 문제점이 있다는 지적이 높은 반면 민간사업자의 동궁원의 흑자는 효율적인 운영 탓도 있지만 불합리한 협약 등에 문제점이 있다는 지적이 많다.

▲경주시 비효율적 운영
경주시는 4천78㎡ 규모의 식물원을 운영하는데 40여 명(공무원 포함)의 인력을 투입하고 있다. 이에 따른 인건비와 운영비는 14억6천만원에 달하지만, 입장료 수입은 7억원에 불과하다.

공무원으로 근무하는 인원이나 제2동궁원 조성사업비 등 식물원과 관계성이 적은 예산을 모두 제외한다 하더라도 기간제 근로자 5억5천만원과 기타 운영비 8억원 총 13억5천만원은 필수비용으로서 자체 조달해야 하지만 감당하지 못하고 있다. 이에 비해 5천14㎡ 규모의 버드파크는 인력 33명을 활용해 인건비는 8억2811만원을 사용했다. 영업외비용인 이자비용을 제외한다면 지난해만 하더라도 5억6천700만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올려 식물원과 큰 대조를 보였다. 민간사업자의 영업이익율은 산업체 평균 5.3%보다 크게 높은 20% 전후다.
올해 동궁원이 경주시로부터 편성받은 예산은 식물원 운영비 5억여 원, 식물연구 및 농업체험비 2억3천여 만원임을 감안하면 적자폭은 더욱 커지게 된다.


경주시와 버드파크의 동궁원 협약서 불합리
민간사업자 관리 기반시설물 건설 보수 경주시 부담
기부채납시설물 20년 후 재산가치 논란


▲경주시 협약서 불합리 등 혜택논란
경주시와 민간사업자인 (주)경주버드파크는 2012년 7월 24일 실시협약을 체결에 이어 2013년 6월 운영협약서를 체결했다.

실시협약에 경주시는 부지를 제공하고 민간사업자는 시설물을 준공하여 기부채납하는 대신 20년 동안 운영권을 부여받았다. 민간사업자 시설물 투자액은 70억원이다.

문제는 동궁원 전체 기반시설과 관련된 건설 및 보수는 경주시가 부담하도록 하는 불합리한 부분과 20년 후의 재산가치다.

(주)경주버드파크는 기부채납한 시설물의 감각상각액을 3억5000만원으로 평가하고 20년 후의 재산가치는 전무한 것으로 회계처리하고 있다. 20년 후에 경주시가 운영권을 행사할 시점에는 시설물 재산가치는 회계상 없는 셈이 된다.

동궁원의 마케팅비용도 경주시가 부담하는 것도 논란이다. 동궁원 마케팅비 6천240여 만원도 경주시 예산이다. 해당 예산은 버드파크와 공동으로 예산을 집행하거나 동궁원 차원에서 집행하고 있어 버드파크는 직·간접적인 혜택을 보고 있는 것이다.

마케팅 비용의 경우 900만원을 들여 안내리플릿을 제작하거나 2천700만원을 들여 동궁원 블로그 및 SNS 운영, 모바일 홍보 등 식물원 홍보에 사실상 버드파크는 비용을 들이지 않고 경주시 예산으로 편승해 홍보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동궁원에 경주시의 식물원과 민자의 버드파크가 분리·운영하고는 있지만 동궁원이란 명칭으로 묶여 함께 운영되고 있는 부분이 있기 때문에 경주시의 예산을 같은 부지에 위치한 민간사업자가 혜택을 볼 수밖에 없는 구조로 돼있는 것이다.

경주시의 식물원은 일반인 어른 기준 4천원을 받고 있지만 버드파크는 1만7천원을 받고 있다. 이 중 모두 이용 가능한 통합권도 판매하고 있어 버드파크가 간접적인 입장권 판매효과를 누리고 있는 것이다.

동궁원 관계자는 “동궁원이 버드파크와 관련 특혜 시비가 없게 하기 위해서도 철저히 구분해 예산을 집행하고 있다”며 “적자를 보는 것은 지자체이기에 사업적 측면 보다는 보편적 측면에서 접근해 운영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버드파크 관계자는 “같은 동궁원 안에 있기 때문에 경주시로부터 많은 예산이나 도움을 받을 것 같지만 전혀 그렇지 않다”며 “통합권으로 인해 버드파크도 이익을 보는 구조도 아닌데다 협약 내용과 달리 관련 보수도 직접하고 있다”고 전했다.

경영전문가 A씨는 “경주시가 식물원과 버드파크를 싸잡아 동궁원으로 통칭해 홍보하는 것 자체가 버드파크는 큰 이점”이라며 “이처럼 명칭도 장소도 같기 때문에 버드파크가 동궁원을 쉽게 의존해 이익을 창출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명진·손주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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