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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나고 싶은 사람 - 성동이용소 전웅용 이발사
   
▲ 성동이용소 전웅용 이발사

“나를 기다리고 있는 사람들이 있으니 행복하죠 허허”

봉사 얘기만 나오자 사람 좋은 웃음을 짓는 전웅용(60)씨는 봉사활동을 시작한 지 벌써 24년이 됐다. 이제 그에게 있어서 봉사란, 빼놓을 수 없는 일상이나 마찬가지다.

마치 한여름의 날씨 같이 무덥던 18일 오전, 전웅용 씨를 인터뷰하기 위해 상도동에 위치한 성동이용소로 향했다.

머리를 깎기에는 이른 오전이었지만 이발관 의자에는 오래된 단골손님이 염색을 하려고 앉아 있었다. 전 씨가 손님에게 염색을 하고 있을 때 이발관을 슥 둘러보니 깨나 많은 표창장이 눈에 들어온다.

지난 1991년 포항시 우창동장 공로패를 시작으로 서른 개 가까운 감사패와 표창장, 그리고 지난달에 받은 2018 포항시 시민상까지. 화려한 수상 경력을 뽐내지만 전 씨는 당연히 해야 할 일에 상까지 받았다고 쑥스러워했다.

수 많은 수상경력 중 단연 눈에 띄는 상이 있었다. 바로 지난 2015년 받은 대통령 표창이다. 우직하면서 꾸준하게 봉사를 해 온 전 씨의 선행을 나라가 알아 준 것이다.

20여 년 전 이발을 배울 무렵 당산나무 밑에 앉아 동네 어르신들의 머리를 깎아 주는 것을 계기로 봉사의 길로 접어든 그는 오히려 봉사활동을 갈 때마다 자신을 기다려주는 사람들이 있어 고맙고 행복하다고 말한다.

봉사할 때의 행복함을 말로 표현할 수 없다는 그는 포항지역의 장애인과 저소득층을 대상으로 4곳의 이발봉사를 했지만 최근에는 3곳으로 줄였다고 한다.

이유인즉슨 지난 2014년 9월 요양병원에서 할머니의 머리를 깎던 중 할머니가 거칠게 움직인 탓에 오른손을 다쳤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손에 마비가 와서 일주일 가량 입원을 하고 아직까지 오른손은 왼손보다 감각이 무디다고 한다.

기분 좋게 시작한 봉사활동에서 생업에 지장이 생길 정도로 다쳐 봉사에 대한 후회를 해본 적 없냐는 본 기자의 질문에, 봉사활동 한 것에 전혀 후회는 없고, 앞으로도 꾸준히 봉사를 할 거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물가가 대폭 상승해 머리 자르는 데만 최소 1만원이 드는 요즘, 이발·면도·세면까지 5천원이라는 저렴한 가격으로 착한 가격 업소 지정까지 받은 성동이용소 정웅용 이발사는 힘이 닿는 데 까지 봉사를 하고 싶다고 말했다.

“특별한 기술이 있는 것도 아니고 먹고 살기 위해 시작한 이용업으로 수 많은 어르신과 몸이 불편하신 분들의 머리를 깎을 수 있게 돼 오히려 감사하다”며 “지금까지 받은 수상경력은 앞으로 더욱 열심히 봉사하라는 의미로 받아 들여 힘이 닿는 데 까지 최선을 다 하고 싶다”고 그는 말했다.

아무리 그래도 이발 비용이 너무 저렴하다는 기자의 말에 “한 사람의 머리를 더 깎으면 되지 않겠습니까”라고 껄껄 웃던 전웅용 씨의 웃음이 아직까지 귀에 선하게 들린다.

김윤경 기자  dodj552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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