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가스·전기, 남북러 협력가능… 동방포럼서 ‘9개다리 플랜’ 서명 기대”

문재인 대통령은 러시아 국빈방문을 하루 앞둔 20일 “남북 간의 평화체제가 구축되면 중장기적으로는 동북아 전체의 다자 평화안보 협력체제로 발전해 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날 러시아 공영통신사 타스통신, 일간지 로시스카야 가제타, 국영 러시아방송과 가진 합동 인터뷰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나는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 또 평화체제 구축에 대해 같은 목표를 갖고 있다. 한국과 러시아는 끝까지 긴밀히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문 대통령은 6·12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 후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과 관련해 “북한은 완전한 비핵화를 약속했고, 미국은 북한의 안전 보장을 약속했다. 남은 과제는 훌륭한 합의를 완전하고 신속하게 실천하는 것”이라며 “북미 정상회담의 성공을 간절히 기원했는데, 기대 이상으로 대성공을 거뒀다. 북미간 적대적 관계를 청산하고 새로운 평화체제로 나아가는 역사적 대전환을 이뤘다”고 평가했다.

또 문 대통령은 “남북 간 합의와 북미 간 합의는 아주 빠르게 실천되고 있다. 북한은 앞으로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 시험을 하지 않겠다고 약속했고, 또 핵실험장을 폐기했다. 또 미사일 엔진 시험장의 폐기도 약속했다”며 아울러 “남북 간 비난 선전방송도 중단하고 방송시설도 철거했다. 한국과 미국은 대규모 연합훈련의 유예까지 결정했다”고 소개했다.

4·27 남북정상회담과 관련해서 문 대통령은 “저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긴 시간 허심탄회한 대화를 나눴고, 합의도 많이 이뤄냈지만 합의서에 담지 않은 많은 부분도 서로 공감했다”며 “김 위원장은 체제를 보장받을 수 있다면 기꺼이 핵을 내려놓고 경제발전에 전력을 쏟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합의서에는 남북이 함께 평화와 번영의 길을 가야 한다는 분명한 의지가 그대로 담겼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김 위원장은 젊은 나이인데도 상당히 솔직담백하고 침착한 면모를 보였다. 연장자를 존중하고 배려하는 예의바른 모습도 보였다”며 “북한은 더 구체적인 비핵화 방안을 제시할 필요가 있고, 또 미국은 거기에 상응하는 포괄적 조치들을 신속하게 제시하면서 함께 이렇게 실천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촉구했다.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러시아의 협력 관련해서는 “푸틴 대통령님께서 일관되게 많은 도움을 주셨다"며 "다시 한 번 감사드리고 앞으로도 계속 협력을 기대하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은 “한반도의 평화체제가 구축되면 그때부터는 본격적인 남북 경제협력 시대가 열릴 텐데, 러시아까지 함께하는 남북러 3각 협력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철도, 가스, 전기 세 분야부터 남북러 3각 협력이 빠르게 시작될 수 있다. 남북 철도가 연결되고 그것이 시베리아 철도와 연결되면 한국으로부터 유럽까지 철도로 물류 이동이 가능하다. 그러면 북한과 한국에 큰 경제적 이익이 되는 것은 물론 러시아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언급하고 “러시아 천연가스가 가스관을 통해 북한으로, 한국으로 공급되고 나아가 해저관들을 통해 일본에까지 공급될 수 있다.

전기의 경우도 ‘에너지링 (프로젝트)’ 등으로 동북아 전체가 함께 (협력)할 수 있다. 이것이 유라시아 대륙의 공동번영을 촉진하는 길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문 대통령은 한러 양국 경제협력에 대해서도 가스와 철도, 항만, 전력, 북극 항로, 조선, 일자리, 농업, 수산분야 등 ‘9개의 다리’를 놓아 양국 경제 협력을 증진한다는 ‘나인브릿지’ 구상을 언급하며 “9월 동방경제포럼에서 이와 관련한 행동계획에 양국이 서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러시아와의 문화교류와 관련해 문 대통령은 ‘러시아 국민들이 한글에 흥미를 갖고 있다’는 질문이 나오자 “한글은 세계에서 가장 과학적인 언어로, 한국은 한글날을 국경일로 지정해 기념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이어 문 대통령은 “한국인들도 러시아 문화를 사랑하고 있다. 러시아 국민도 한국을 더 가까운 나라로 생각하고 사랑해 달라”고 당부했다.

최근 개막한 러시아 월드컵에 대해서는 “월드컵 개최를 축하하고, 러시아 국가대표팀의 좋은 성적을 기대한다. 러시아가 개막전에서 큰 승리를 거둬 러시아 국민께서 열광하고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한국과 러시아가 모두 선전해 4강전에서 만났으면 하는 기대가 있다”고 언급했다.

문 대통령은 “러시아와 한국은 국경을 접한 이웃나라”라며 “한반도 평화체제가 확대돼 동북아 다자 평화안보체제, 유라시아 공동번영·평화 체제를 이뤄야 한다. 한국과 러시아는 가장 중요한 협력 파트너가 될 수 있고, 또 그렇게 돼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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