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한 퇴직공무원 농부 집안 8식구 방 두 칸서 어려운 생활 4학년 때 김천 시내 첫구경

▲ 김충섭김천시장당선자
보수 텃밭 김천에서 무소속으로 출마해 시장에 당선된 김충섭 당선자는 수술 후 죽을 고비를 3번 넘긴 자신의 운명을 개척한 인생역전 자수성가형 승리자다.

그는 명문 김천고를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했지만 가난한 집안 형편으로 대학집학을 포기한 채 공무원 시험에 합격한 인연으로 김천시장 타이틀을 따낸 전화위복 주인공이다.

특히 김충섭 당선인은 자유한국당 텃밭이나 다름 없는 김천에서 박팔용 전 시장에 이어 10여 년 만에 무소속 시장이 돼 화제의 인물이 됐다.

이는 김천도 구미처럼 후보 경쟁력은 무시한 채 자유한국당 깃발만 꽂으면 당선이란 인식 아래 공천잡음을 야기한 자유한국당에 경종을 울렸다는 것으로 평가된다.

당선 비결은 42년 공직에서 쌓은 행정과 경제, 문화, 복지, 도시계획 등의 폭넓은 경험을 강조하며, 꾸준히 유권자들과 소통이 손꼽힌다.

▲ 산골동네 가난한 집안 6형제 중 다섯째로 태어난 김충섭

김충섭 당선자는 1954년 경북 금릉군 농소면 봉곡리에서 6형제 중 다섯째로 태어났다.

출생한 1954년에는 당시 농촌의 환경은 매우 열악해 집집마다 아이들은 많았지만 대부분이 가난했다. 여덟 식구가 방 두 칸짜리 좁디좁은 집에서 함께 부대끼며 살다 추운 겨울에는 온 가족이 서로 부둥켜 안고 서로의 체온으로 잠을 청해 오히려 이런 환경이 더 따뜻했던 시절이었다.

김 당선자는 초등학교 4학년 1964년 첫 김천 시내 구경을 했다. 시골촌놈 김충섭이 난생 처음 가 본 김천시내는 그야말로 경이로운 신세계였다. 커다란 이층집들, 검은 연기를 뿜으며 달리는 증기기차, 빨간 칠을 한 버스 등 모든 것이 신기하기만 했다.

▲수술 3번을 통해 다시 태어난 삶…내인생의 가장 큰 복은 아내와의 인연

김 당선자는 지금은 중학교 입학시험이 없지만 당시는 중학 진학 시는 어려운 시험에 합격해야 중학교 진학을 할 수 있어 초교 6학년 때 방학도 없이 보충수업을 했다.

당시 버스가 없던 시절로 입학시험을 보러가기 위해 추운 겨울 봉곡 고향집에서 30여 리 비포장길을 형님의 자전거 뒤에 타고 시험장까지 갔다. 그렇게 시험에 합격하고 남산동에 있는 사촌 형님의 집에서 중학교를 다녔다.

당시 사촌 형님은 사방관리소에 다니며 자신을 친동생처럼 대해줘 지금도 형님과 형수님의 따뜻한 보살핌을 잊지않고 있다.

하지만 중학졸업 후 고교 진학을 앞둔 겨울 죽을 고비를 넘겻다.

몸에 큰 병이 생겨 세 번이나 큰 수술을 했다. 모두가 죽는다고 생각했지만 기적적으로 살았고 건강 회복을 위해 한 해 동안 휴학을 하게 되어 동급생보다 1년 늦게 고등학교를 졸업하게 됐다.

건강상 학업에 지장이 많았지만 김천고를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했지만 가정형편으로 대학을 포기한 채 먹고살기 위해 고향 농소면사무소에서 첫 공무원을 시작했다.

첫 월급은 1만8천원으로 100원짜리 지폐가 한 봉투 가득했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번 돈이라 부모님께 드렸더니 앞으로 돈을 더 모아 대학에 가라고 하시면서 적금을 들어 주셨다고 회상했다.

지금의 부인도 당시 군청 근무 시 만난 사람으로 내 인생 가장 큰 소득은 지금의 아내를 만난 인연이라고 말한다. 당시 아내는 양정계에 근무하고 있었는데 첫 눈에 반해 버렸다.

당시는 연애가 흠이 되던 시절이라 연애한다는 소문이 나자 나와 아내를 보는 시선이 예전같지 않아 할 수 없이 아내가 농협으로 자리를 옮겨 눈치 안보고 연애를 하다 결혼했다.

▲ 경북도청 전입시험 합격해 기획전문가로 변신

김 당선자는 금릉군청에 근무할 당시 자신를 신임한 군수가 경북도청으로 가서 근무해 보라는 권유를 받고 경북도청 전입시험을 본 후 합격해 1979년 10월 25일부터 도청에서 근무를 시작했다.

경북도청 근무 시는 기획전문가로 변신해 시군의 미래는 미래를 내다보는 안목과 기획으로 한 부서에서 8급에서 사무관까지 14년간 근무한 기록은 자신과 2명 뿐으로 도청 역사상 진기록이라고 말했다.

그는 도청기획전문가의 경험을 바탕으로 김천혁신도시 건설과 1조원 예산 시대 개막으로 경북 중심도시로의 위상 회복에 온 힘을 들여 나갈 방침이다.

김 당선자는 “김천시가 예산 1조원 시대를 맞아 이 엄청난 예산을 어떻게 집행하느냐에 따라 김천의 미래가 달라진다”며 “그 예산을 정치적인 쇼에 투자해 낭비하면 김천의 미래는 없어 김천의 미래와 우리 자식, 후손들을 위해 투자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김충섭 당선자는 김천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영진전문대에서 행정학을 전공한 후 김천, 구미 부시장과 경상북도 문화관광체육국장, 청소년수련원장을 역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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