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억원 투자하는 개발사업양해각서 체결

이사회 결의 없이 의사결정 과정 의문
당시 박근혜 정부 입김 작용했나
포항지열발전소 포항지진 연관성 밝혀지면 새국면


한국수력원자력이 포항지진 연관성 의혹을 받고 있는 포항지열발전소 건설에 ㈜넥스지오 등과 함께 사업개발에 공동 참여하는 사업개발양해각서를 체결한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양해각서는 2015년 12월 15일에 체결했는데 모두 100억원을 투자하도록 되어 있다. 한수원의 포항지열발전소 투자계획은 금융감독원 보고서에 신재생투자 사업내역에 명기하고 있다.

포항지역 시민단체 등은 “포항지열발전소의 포항지진 연관성이 드러날 경우 선행투자 조건을 제시한 한수원의 책임도 없다고 볼 수 없다”며 “특히 선행조건을 만족하려다 무리한 물 주입 등으로 지진발생을 유발시켰다면 책임에서 자유스럽지 못하다”고 말했다.

본지는 포항지진이 발생하기 직전 2017년 10월경 한수원의 투자 여부를 취재한 바 있다. 당시 포항지열발구소 관계자는 한수원의 투자조건을 사실상 충족했다며 한수원의 투자금 입금이 임박했음을 시사했다.

한수원 관계자도 포항지열발전과 투자조건 이행여부를 수시로 체크하고 있으며, 조만간 투자이행을 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포항지열발전은 당시 사업지연으로 인해 극심한 자금난에 시달리고 있었다.

포항지열발전소 건설사업은 현재 포항지진으로 인해 사업이 중단된 상태다. 한수원측은 정부의 R&D 정책에 따라 투자키로 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어떤 경로를 거쳐서 이 같은 결정을 했는지는 확인해주지 않았다.

한수원 이사회 회의록에는 포항지열발전소 투자계획에 대한 언급이 없어, 정확한 의사결정 여부가 파악되지 않고 있다. 이사회 승인 없이 투자계획을 수립할 수 있는지 여부도 알려지지 않고 있다.

사업양해각서 체결 시점은 박근혜 정부 시절이며 당시 조석 전 사장이 재임 중이었다.

한수원이 20-~0억원 규모의 풍력사업 등 각종 투자사업을 이사회에서 결정한 사실을 감안하면 포항지열발전소 투자방침 의사결정 과정은 미스터리다. 포항지열발전소 건립사업은 2011년부터 추진해 왔는데 한수원이 뒤늦게 거액을 투자키로 한 배경은 밝혀지지 않고 있다.

한수원은 지난 2016년부터 지열발전소에 100억원을 투자하는 내용의 신재생 투자계획서를 금융감독원 보고서에 공개해 왔다. 한수원의 지열발전소 투자는 현재 보류된 상태다.

자금투입 직전 포항에 지진이 발생하고, 지열발전소의 연관성이 부각되면서 중단됐다. 포항지열발전소의 포항지진 연관성 여부가 결정되면 결과에 따라 파장이 일 것으로 보인다.

한수원은 포항지열발전소 총 투자금 798억원 가운데 100억원을 투자키로 했다. MW급 지열발전 상용화 기술개발사업 일환으로 추진되는 지열발전소는 정부지원 200억원 등 모두 798억원이 투자된다.

비화산지대에 세워지는 이 발전 사업에는 산업통상자원부를 비롯해 넥스지오와 이노지오테크놀로지, 지질자원연구원, 건설기술연구원, 서울대학교가 컨소시엄을 구성해 참여했다.

사업개발 양해각서는 ㈜넥스지오, 한국수력원자력㈜, ㈜포항지열발전 3개 법인 명의로 체결됐다. 본 양해각서는 목적, 효력, 당사자 역할, 투자조건, 공급인증서 매매계약, 비용, 비밀 및 보안유지 해지 등 모두 8개항으로 이뤄졌다.

한수원의 투자조건은 주입정 및 생산정 1의 순환유량이 60㎏/sec 이상이 되고 지열수 입구온도가 160도 이상을 충족할 경우다.

포항지열발전소는 포항지진 발생 직전 이 같은 조건을 충족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수원의 포항지열발전소 투자금 입금은 공교롭게도 포항지진발생으로 인해 보류됐다.

김임규·손주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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