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용석 대구경북연구원 연구위원은 “현대도시가 안고 있는 다양한 문제를 해결하려면 첨단기술만 고집하고, 여기에 지나치게 의존해선 안 된다”면서 “공원·녹지·수변 등 생태적 기능을 발휘할 수 있는 그린 인프라 시설을 적극 활용, 산업경제와 도시환경의 균형을 추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른바 ‘현명한 도시’ 구현의 핵심요체로 일컬어지는 ‘그린 인프라’는 콘크리트 구조물로 대변되는 ‘그레이(grey) 인프라’와 대조되는 개념이다.
또 권 위원이 제안한 ‘대구 그린 인프라 구축 계획’의 기본안은 ▶도시 빈 공간을 활용한 도시매력도 제고 ▶최첨단 스마트기술을 접목한 ‘대구형 그린인프라’ 구현 ▶시민참여형 사업을 통한 공공부담 경감 등 크게 3가지다.
특히 이 중 도시매력도 제고방안은 도심 내 자연 방치됐거나 각종 규제 탓에 활용을 못 하는 빈 공간을 그린 인프라와 연계해 재활용하자는 것. 북성로 일대 최저고도제한 지역·두류정수장 부지·도시철도 3호선 하부공간·원도심 지역 내 폐공가 부지 등이 그 대상지로 지목됐다.
대구형 그린 인프라는 한마디로 지역에 강점이 있는 물 정수기술과 스마트그리드 기술 등을 녹색환경프로젝트에 접목시키는 것이다. 전통적 빗물처리기법과 물산업기술을 융복합시키면 정수기능 개선과 유지관리 비용절감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취지다. 덧붙여 이끼를 활용한 미세먼지 처리기법과 식생 간의 조합도 유망한 인프라 사업 분야로 손꼽았다.
마지막으로 권 위원은 시민봉사·재능기부·기증 등 다양한 시민참여방식을 십분 활용한 인프라 구축을 권고했다.
이와 관련해 그는 ‘20곳의 걷고 싶은 대구녹색길’ 조성사업추진을 제안했다. 대구시 전역에 구축된 가로수길·생태하천·공원을 연결해 도심 속 거대한 그린인프라를 구축하는 방안이다. 독일 베를린의 ‘20개 녹색길’ 사례를 모델로 했다. 주민참여형 시범사업인 ‘예쁜 골목정원 확대’와 ‘우리동네 정원 콘테스트’(가칭) 등 신규사업의 부단한 발굴도 함께 주문했다.
대구 경산/황보문옥 기자
hmo4910@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