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초등 학폭위, 피해자를 가해자로 둔갑시켜

피해자 부모, 지난달 재심요청과 진정서 제출
담임, 극심한 통증호소에 “울어서 눈이 빨간줄 알았다”
학교장, 담임 종결사항으로 마무리 되는 줄 알아 ‘황당’
피해부모, 진단 8주 우리아이 같은 가해자 ‘끝까지 다툰다’


포항 남구 O초등학교가 최근 발생한 학생 간의 폭행사건에 대한 안일한 대처로 파문(본보 7월 4일 4면, 10일 1·5면)이 일고 있는 가운데, 경북교육청의 최종 판단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피해자 CH군의 부모는 지난달 학교폭력자치위원회(이하 학폭위)의 결정에 대해 불복하고 경북도에 재심 요청과 함께 사건 전반에 대한 진정서를 제출했다.

O초등학교 학폭위는 가해자 K와 폭행을 당한(전치 8주 중상) CH를 동일하게 피해자. 가해자로 결정했다. 지역사회는 황당한 결정이라며 반발 여론이 거세다.

진정서에 따르면 학교 측의 초기대응 부실과 사건 축소 흔적이 고스라니 담겨있다.


▶사고 당일 목격자 진술과 폭행정도는

사고 당시 유일한 목격자인 친구 A는 CH가 신발주머니를 들고 친구를 기다리고 있었다. 가해자 K가 다가와 신발주머니를 빼았자 화가 난 CH는 K의 종아리를 발로 한 번 찼는데, 바로 가해자 K가 주먹으로 CH의 얼굴을 가격했다고 진술하고 있다. 친구 A의 진술은 피해자 CH의 진술과 동일하다.

피해자 부모는 “저희 아이와 유일한 목격자 A의 진술로 보아도 폭행을 유발한 책임이 가해자 CH에 있다”고 주장했다.

피해자 CH는 인공뼈를 삽입하는 전치 8주의 중상을 입고 현재는 출. 결문제로 무리하게 학교를 다니고 있다.

가해자 K는 피해자 CH가 자신의 다리와 급소를 찼다고 진술하고 있지만, 상처를 입은 곳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거짓진술이라는 것이다.

▶학교 측의 대처는 적절했는가?

피해자 부모는 B담임의 말과 처신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 피해자 CH는 사고당일 가해자 K로부터 눈 부위에 주먹으로 맞아 극심한 통증을 호소했지만, 담임은 CH의 눈이 울어서 빨간 줄 알았다며 바쁘니까 내일 얘기하자며 돌려보냈다.

그리고 피해자 부모에게 가해자 K의 부모님이 이렇게 협조를 잘 해주시는 분은 거의 없는 것 같으니 좋게 마무리하라는 뉘앙스의 말을 했다.

피해자 부모는 “상처가 크게 났고 나중에 분명히 문제가 발생될 수 있음에도 아이를 돌려보냈고, 학교에 안 나오면 결석 문제 등을 이야기하는 등 초동사실을 정확히 파악하지 않은 잘못이 명백하다“고 했다.

O초등학교 교장의 대처에도 강한 불만을 제기했다. 피해 부모는 “조용히 마무리 되고 싶다하여 담임종결사항으로 마무리 되는 줄 알았다”는 교장의 말은 책임 회피성 발언이라고 단정했다.

또한 지난 6월 12일 학폭위 결과 통보 자리에서 어떤 걸 원하시는 지와 하고 싶은 말을 하라고 해 반교체를 요구했지만, 교장은 “누구요? CH(피해학생)요?”라고 했다. 이에 피해 부모는 “아니요, K(가해학생)요”라고 답했다.

피해 부모는 “학교폭력 총 책임자인 교장과 교감 그리고 담임이 상해를 당한 아이의 마음을 전혀 헤아리지 않는 즉흥적이고 대충 넘어가려고 하는 태도에 실망감을 넘어 분노한다”고 말했다.


▶ 피해자 CH군 부모는

학폭위에서 같이 가해자로 서면사과를 해야 한다는 것은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다. 동기유발도 K가 했고 전치 8주의 상해가 났지만 같은 처벌을 한다는 것은 어디에 그런 법이 있는지 끝까지 다툴 것을 다짐하고 있다.

끝으로 피해 부모는 “교육감으로 당선된 분도 학교폭력을 최우선으로 뿌리뽑겠다는 약속을 한 것을 알고 있다”며 “다시는 학교에서 이런 어처구니없는 일이 발생하지 않는 마음을 담아 진정을 올린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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