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도 실과별 행사구실 인력 동원

경북체육회 산하단체 임원, 새마을 연수, 여성단체 협의회 등
뻥튀기 수출실적에 많은 예산 반영


경북도는 엑스포 행사의 참가자 동원 위해 실과별로 선심성 관광예산 지원을 편성하여 호찌민으로 인력을 집결시켰다.

경북도 기업노사지원과는 여성기업인 해외마케팅 사업에 여성기업인 103명에게 예산을 지원해 호찌민시를 방문토록 했다. 또 2017 노사민정 해외기업 및 이문화 벤치마킹 명목으로 노동계와 경영계 등 152명이 엑스포를 참관토록 했다.

도비 1억1천만원이 지원됐다. 4박 5일 일정으로 계획된 이 행사는 하루 정도만 호찌민 엑스포 참관일정이 잡혀 있을 뿐 대부분 선심성 관광일정이다.

체육진흥과도 체육회 임원을 포함 28명을 4박 5일 일정으로 호찌민 엑스포에 참관토록 했다. 4박 5일 가운데 하루만 개막식에 참석하고 대부분 관광이다. 전국체전 유공자 15명도 해외연수 명목으로 베트남에 보냈다. 수천만원이 지원됐다.

글로벌통상협력과는 경북해외자문위원협의회 정기총회를 호찌민시에서 개최하면서 회원 105명(부부동반)에 대해 체재비 등 일체를 지원하고 항공료 40%를 부담했다. 여기에도 도비 9천만원이 지원됐다.

새마을봉사과는 새마을관 설치·운영에 5억원을 집행하고 새마을 국제포럼을 베트남에서 개최했다. 국내에서 50명이 참가했는데 비용은 도, 시·군, 재단에서 예산을 부담했다.

시·군 새마을 공무원 12명의 해외연수도 호찌민시로 정했다. 도내 경북우수자원봉사자 해외 볼런투어 24명도 호찌민 엑스포를 참관토록 했다. 이 역시 호찌민 개막식 참석과 일일 자원봉사 일정을 빼면 모두 관광이다.

FTA농식품유통대책단은 경북농식품 홍보판촉 개막식에 여성단체협의회 회원을 비롯하여 300명을 동원했다. 물산업과도 1억원의 예산을 배정해 물산업 선도기업 10개사를 참가시켰다.

원예경영연구과는 해외연구 명목으로 우수 4-H, 지도자 31명을 호찌민엑스포 참관시켰다. 1인당 100만원을 지원했다.

23개 시·군도 많은 예산을 투입했다. 경주, 안동, 영주, 대구 등 수백명이 파견됐다. 자치행정과는 노사가 함께하는 국외체험연수지를 호찌민시로 하고 30명을 보내고 문화체육국은 도립예술단을 파견하고 300명이 참가하는 세계실크로드대학연맹 총회를 베트남에서 개최했다.

경북도 글로벌통상협력과는 한-베 비즈니스 수출상담회 및 컨퍼런스 개최를 비롯해 경북 한류 우수상품전 개최, K-바자르 상설장터, 한-베트남 자연섬유 산업교류전, 한-베 경제인 교류 간담회, 경북우수상품 입점 및 대형마트판촉전 등 많은 행사를 개최했다.

많은 예산을 들여 다양한 행사 개최를 위해 지역 내 기업체와 행사참가자들을 동원했지만 일부 행사의 경우 전시성 행사와 실적 부풀리기로 빛을 바랬다는 비판이 높다.

당시 호찌민시 화이트팔레스 컨벤션센터에서 3일 동안 열린 한류우수상품전의 경우 경북도는 164개사가 참석해 5천95만불 상담에 3천881만불에 달하는 현장계약과 MOU(10건)를 체결하는 성과를 올렸다고 밝혔다.

그러나 취재결과 일부를 제외하고는 상당수는 수출계약 실적이 없거나 높게 부풀려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화장품 생산업체 M사는 홍보차원에서 참여했을 뿐이며 수출계약실적은 없었다고 밝혀온 바 있다.

경북도가 발표한 50만불 계약은 없었다는 것이다. 백색가전을 생산하는 D전자는 지난해 호찌민 현지에 지사를 설치하고 1천만불 이상의 수출실적으로 이미 올리고 있으며 올해도 1천만불이 넘는 수출계약 중에 있다.

그러나 도는 이 회사가 이번 행사에서 100만불을 계약했다고 밝혔다. 통상적으로 진행하고 있는 수출실적을 이번 행사에 연관시켜 발표한 것이다. 물산업 선도기업협의회(10개사)도 3천500만불을 실적으로 올렸다고 발표했다.

확인결과 1천300만불 규모에 불과했으며 그나마 어느 업체가 했는지 구체성이 없는데다 이 역시 수출실적이 아닌 상담 실적이기 때문에 현실성 없는 수출 기록인 것으로 밝혀졌다.

물에 뜨는 수영복을 롯데마트에 20만불 규모로 수출키로 했다고 발표했지만 이 역시 현재 상담 중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북도는 지역 내 11기업이 수출 상담 중이거나 진척을 이루고 있다고 밝혔지만 확인결과 대부분 업체는 사실과 달랐다.

상수도 재이용, 폐수처리업체인 포웰과 한승케미칼은 경북도 발표와는 달리 수출상담 실적도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결국 3천881만불이라고 밝힌 MOU와 현장계약의 실상은 200만불도 채 되지 않는 것이다.

한-베 경제인 교류 간담회도 전시성 행사의 표본이다. 이 행사에는 경북도 관계자 베트남 진출기업, 국내기업, 베트남 경제관련 관료와 기업체 등 100여 명이 참석했다.

국내 기업은 삼도주택, 한동알앤씨, 영흥산업, 대영전자, 폴리머테크와 경북도 산하 경제진흥원, 경북통상 등 정도다.

경북 지역 내 상공회의소 회장 등 지역 경제단체가 빠지고 국내 기업 참여가 저조한 보여주기식 전시성 행사라는 비판이다. 한 기업대표는 “실질적인 한-베 경제인 교류를 위해서는 각종 경제단체와 기업들이 대거 참여했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김인규·손주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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