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45일 아시아나와 대한항공의 직원들은 청와대 사랑채 앞에서 낮 기온이 33도까지 오르는 무더위 속에서 150여 명의 집회 참가자들이 모여 ‘침묵하지 말자’ 등이 적힌 피켓을 들고 시위에 나섰다.

참가자들은 각자 겪은 부당한 대우들을 털어놓고 총수 일가 퇴진운동과 두 회사의 정상화 등을 돕기로 했다. 자신을 대한항공 기장이라고 소개한 한 참석자는 가면을 쓰고 “우리가 약해서 갑질을 당해 왔다. 법이 정한 노동조합을 통해 쟁의하고 힘을 모아서 싸워야 한다”고 강한 목소리를 냈다.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두 항공사 총수 일가의 갑질행동을 지켜보면서 국가는 물론 인간의 과도한 사회적 욕망과 이기심을 다시 생각하게 된다.

이기심은 자기를 이롭게 하려는 마음가짐이나 태도를 말한다. 생존이 지상 가치인 모든 생명체는 이기심을 가지고 있다고 보아도 될 것이다. 이기심을 달리 말하면 욕망이라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인간은 누구나 욕망을 가진 이기적 존재라고 해도 틀리지 않을 것이다.

오늘날 소위 선진국이라는 국가는 대부분 서양 국가다. 그리고 그런 국가는 이기적 존재로서의 인간이 사회에서는 어떤 규범을 지니고 지켜야 하는지를 법과 제도를 통해서 확립하고 있다. 이러한 서양의 전통은 인간을 이기적 존재로 파악한 마키아벨리나 홉스 이래로 근·현대 서양의 사회의 지탱 원리로 작용하고 있다고 생각된다. 동양의 맹자와 순자가 생각한 사회 속의 인간이 어떠해야 함을 서양 사회가 실천하고 있는 셈이다.

우리는 현재 인간의 과도한 사회적 욕망과 악을 적나라하게 목도하고 있다. 그리고 은연 중에 그것이 인간 사회에서는 으레 일어날 수 있는 것인 것처럼 쉽게 보아 넘기고 있다. 사회와 무관하게 행할 수 있는 처신과 사회와 유관하게 할 수 있는 것과 분명하게 구분해서 행동하고 평가할 필요성에 대한 인식이 지금은 절실하게 요청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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