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구 받아들여질 때까지 장례 치르지 않겠다”

군, “유족 입장 따를 것”

해병대 헬기 사고와 관련해 유족들이 사고조사위원회의 공정성을 위해 중립적 인사로 구성해 줄 것을 요구했다.

국방기술품질원은 사고에 책임이 있는 기관이기 때문에 공정하게 조사를 진행하기 어렵다는 이유다.

특히 헬기를 만든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의 과실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이에 대한 입장도 밝혀달라고 했다.

일부 유족은 "1분 만에 주 회전날개가 분리되는 사고가 났는데도 국방부 장관과 해병대 사령관의 공식 입장 표명이 왜 없는지 알 수 없다"며 "공정한 사고조사를 위해 국방기술품질원 관계자 3명을 빼고 국회 국방위원회가 추천하는 사람을 포함해 달라"고 요구했다.

또 유족들은 지금까지 공개하지 않은 사고현장을 언론에 공개하고 사고경위도 명확하게 설명하라고 촉구했다.

유족들은 이들 요구사항이 받아들여질 때까지 장례를 치르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해병대 1사단은 순직자 유족과 해병대 측이 사고 이후 수차례 만나 영결식을 비롯한 장례 절차를 협의하고 있으나 아직 아무런 결론을 내지 못했다고 밝혔다.

한 유족은 "사고조사위 구성이나 유족 참관은 어느 정도 긍정적인 답변을 얻었지만 다른 요구사항에 대해서는 아직 답을 듣지 못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유족은 "사고경위를 밝히고 책임 소재도 명확하게 해야 한다"며 "책임자를 처벌하고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철저히 조사해 달라는 글도 청와대 게시판에 올라오고 있다.

사고 헬기는 이륙 후 4∼5초 만에 회전날개가 분리되면서 동체가 추락했다.

회전날개를 고정하는 장치 부분 결함이나 정비 문제가 있을 가능성을 놓고 해병대와 해군 등이 조사하고 있다.

해병대 관계자는 "유족과 여러 부분을 협의하고 있지만 아직 결론이 나지 않았다"며 "순직자에 대한 장례 절차는 유가족들의 의견을 따르겠다"고 밝혔다. 이어 “정확한 사고조사와 원인규명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군은 국방기술품질원 소속 3명을 기술자문을 위해 이번 조사위원회에 편성하려 했으나 유족의 반대로 제외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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