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사회적인 동물이자, 경제적인 동물로서 여러 사람과 함께 공동생활을 하며, 서로 경쟁을 하며 각자의 삶을 영위하며 살아가고 있는데, 그 중에서도 돈을 벌고, 쓰는 모습들은 다들 제각각이다.

현실적으로 우리가 대학에 가지 못하면 번듯한 직장에 취직하기가 어렵고, 번듯한 직장에 취직하지 못하면 필요한 만큼의 돈을 벌 수 없고, 돈이 없으면 현실의 삶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그렇기 때문에 하기 싫은 지긋지긋한 공부를 하며 입시 경쟁에 시달리고 있다. 돈을 최고의 가치로 여기며 살아가는 현대사회의 대다수 사람들의 돈에 대한 생각은 세 가지 정도로 생각해 볼 수 있다.

우선 ' 개같이 벌어서 정승같이 쓴다' 는 경우, 두 번째는 ’개같이 벌어서 개같이 쓴다'는 경우 그리고'안 벌고 안 쓴다'는 부류이다.

개개인의 목표와 인생관에 따라 다소 차이가 있을 수 있겠지만 ’개같이 벌어서 개같이 쓴다'는 부류는 가치관에 문제가 있으므로 제외하고, 둘 중 더 나은 삶의 태도를 선택하라면 '개같이 벌어서 정승같이 쓴다'는 경우를 대부분 택하게 될 것이다.

‘안 벌고 안 쓴다’는 삶을 선택할 시는 앞의 선택보다 어려운 삶을 평생 살아가야 한다. 일부 사람들 중에는 “돈이 많다고 모두 행복한 것은 아니다. 마음이 부자라면 물질적으로 가난해도 행복하다”고 주장할 수 있겠지만, 그렇다면 왜 대학에 가고 졸업 후 대기업에 들어가려고 하는가 하고 반문한다면 할 말이 없어진다.

우리나라가 겪은 IMF 상황을 생각해보더라도 달러가 부족하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얼마나 많은 우리 국민이 고통을 겪었는지 알 수 있을 것이다. 무한경쟁의 상품생산 사회에서 자유와 행복을 누리며 살아남기란 생각보다 쉽지 않다.

지난 19일 오전 고급 승용차를 몰던 여성이 운전석 창문을 열고 대구 도심 곳곳에 5만원권을 포함한 지폐를 마구 뿌리는 사건이 있었다. 경찰에 따르면 이 여성은 이날 오전 7시 20분 부터 8시 사이 대구 도심 11곳에서 지폐를 뿌린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이 직접 수거하거나 시민들이 주워서 경찰에 신고한 돈은 모두 천 587만원으로 집계됐다. 아직 수거되지 않은 돈도 상당할 것으로 추정된다. 어떤 연유에서 이런 황당한 일이 벌어졌는지 모르겠지만 아무리 자신의 돈이지만 이같은 행동은 분명 잘못된 것이다.

시장사회에서는 고통을 지불하지 않고서는 아무 것도 얻을 수 없다. 개같이 벌어서 정승처럼 쓴다면 자신의 영혼을 파는 고통을 견뎌야 할 것이고, 안 벌고 안 쓴다면 가난에서 비롯된 궁핍한 고통을 겪어야 한다. 개같이 열심히 벌고, 노력해서 자신이 만족하는 선에 이르렀을 때, 정승같이 돈을 쓰는 자세가 이 사회를 위하는 바람직한 태도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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