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질 한 달간 한 기분 어떠냐는 질문에 뜨악

지난 4월 27일 판문점 남북정상회담 시 한 북측 기자가 남측 기자한테 ‘선생님은 기자질을 몇 년을 했느냐’고 물었다. 당시 이 말을 들은 남측 기자는 뭐 저 따위 질문을 하느냐고 생각할 수 있었다.

그러나 북한 기자는 북한은 우리와 달리 질은 교수질, 선생질 할 때 쓰이는 경어체라고 답해 이는 오랫 동안 남북분단 간 언어소통 과정의 헤프닝으로 실소를 자아냈다.

‘질’이란 원래 명사 밑에 붙어서 ‘노릇 짓’을 뜻하는 말로, 선생질, 기집질, 서방질, 도둑질, 땜질, 지게질 등으로 이 중 도둑질과 서방질, 기집질 등은 나쁜 짓을 할 때 쓰이는 것은 물론 상대방을 하대하거나 무시할 때 쓰는 저속·비속어다.

그런데 이런 질이란 말을 구미시청 한 출입기자가 공개석상에서 장세용 시장에게 던져 동석한 사람들의 반감을 샀다.

8월 8일 오전 11시 구미시청 열린나래에서 장세용 구미시장이 취임 1개월을 맞아 티 타임 경 기자간담회를 가졌다.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이뤄진 이날 모임에는 구미시청 중앙, 지방, 통신, 인터넷 등 출입기자 약 60여 명이 참석해 성황을 이뤘다.

그런데 이 자리에서 A기자는 대뜸‘시장질 한 달하니 기분이 어떠냐’고 물었다.
질문을 하는 순간 화기애애했던 분위기는 순간 싸늘해졌다.

싸한 분위기와 함께 순간 시장의 얼굴 표정은 당황한 기색과 불쾌감이 교차했다.

같은 말이라도 ‘시장업무 수행 한 달간 소감이 어떠냐’고 물었으면 ‘시장질 한 달간 기분 어떠냐’보다 질문자의 품위도 손상되지 않고 듣는 사람의 기분도 좋았을건데 많은 아쉬움이 든다.

우리 속담에 ‘말 한마디에 천냥 빚 갚는다’는 속담과 ‘구화지문’ 이란 말이 생각난다.
그만큼 말이란 한마디 한마디가 소중해 말할 때 빚을 갚을 수도 못 갚을 수도 있다는 걸 명심하라는 속담같다.

또한 구화지문은 모든 화의 근원은 입으로 한 번 뱉은 말은 주워담지 못해 함부로 말할 때 재앙이 된다는걸 명심하라는 격언 같다.

특히 언어를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기자는 일반인보다는 품위있는 말을 써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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