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년 LG아트센터에서 첫 리사이틀 이후 2004년 2월, 예술의전당 리사이틀을 열었던 임동혁은 이후 2년 주기로 꾸준히 독주 무대를 올려 왔다. 서울을 비롯해 각 지역에서도 그의 리사이틀은 항상 매진을 기록했다.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3위·수상 거부), 쇼팽 콩쿠르(3위), 차이코프스키 콩쿠르(1위없는 4위)에 입상하며 세계 3대 콩쿠르를 모두 석권하는 쾌거를 이뤘다.
특히 15회 쇼팽 콩쿠르에서 한국인 최초, 형제의 공동 3위 수상으로 큰 주목을 받아 대한민국 대표 클래식 스타로 자리매김했다. 당시 저녁뉴스에 탑으로 소개될 만큼 큰 이슈였고 입국과 동시에 협조를 받아 김포공항에서 기자간담회를 하는 등 국가적으로 큰 잔치였다. 클래식 업계의 ‘팬덤’현상을 최초로 만든 인물로 클래식 스타로는 처음으로 팬클럽이 결성되고 다음 커뮤니티에는 현재도 활발히 활동을 하고 있다.
올해 임동혁은 그의 리사이틀을 전부 슈베르트의 곡으로 구성해 프로그램 선정 단계부터 공을 들였다.
1부는 슈베르트 피아노 소나타 20번 A장조 D.959 이며 2부는 슈베르트의 후기 피아노 소나타 21번 B플랫장조 D.960 을 선보일 예정이다.
슈베르트 최후의 3대 소나타로 불리는 19번 C단조 D.958, 20번 A장조 D. 959 그리고 21번 B플랫장조 D.960. 이 곡들은 그의 유작이 됐다. 슈베르트는 진심으로 베토벤을 존경했다고 전해진다. 베토벤처럼 복합적이고 심층적인 감동을 담은 작품을 꼭 쓰고 말겠다는 다짐 하에 병마와 싸워가며 작곡한 곡들이라고 한다.
1부에 전해지는 피아노 소나타 20번 D.959 작품의 2악장은 스산한 바람소리만 들리는 고요한 거리에 고독하고 쓸쓸한 황폐함만이 남은 듯한 선율로 이 곳 저 곳 세상을 떠돌던 슈베르트 본인의 모습을 그려낸 듯하다.
슈베르트의 후기 피아노 소나타 총 3개 중에 세상을 떠나기 불과 두 달 전에 작곡된 피아노 소나타 21번 D.960 은 슈베르트가 남긴 피아노 음악 가운데 가장 슈베르트다운 걸작으로 꼽힌다. 해외 유수 언론에서 극찬했던 ‘가슴 깊은 곳에서 터져 나오는 노래, 군더더기 없는 테크닉, 다양한 색채감을 표현하는 음색’ 등의 그의 장기는 낭만주의 작품에서 가장 빛을 발했고, 임동혁도 이런 작품들에서 가장 편안하고 풍성한 연주를 보여줬다.
이런 슈베르트의 후기 소나타 프로그램은 특히 테크닉적으로 대단히 어려울 뿐만 아니라 구조에 대한 지적인 통찰력과 작곡가의 의도를 꿰뚫는 직관력을 필요로 한다. 특히 음향에 있어서의 감각적인 접근 방식, 음색을 만들어내는 데 있어서의 창의성과 다채로운 레가토 효과를 만들기 위한 기술, 이전 시대에서는 결코 기대할 수 없었던 변화무쌍한 톤의 범위를 모두 소화해내야 한다. 임동혁 만이 표현할 수 있는 슈베르트의 해석이 궁금해지는 공연이다.
포항문화재단 관계자는 “클래식 마니아들이 좋아할 레퍼토리의 우수공연을 준비했다”며 “조기예매 20% 할인 등 다양한 할인율을 제시해 더욱 저렴하게 관람할 수 있는 좋은 기회에 시민들의 많은 관람”을 당부했다.
관람료는 R석 4만원, S석 3만원, A석 2만원.
문의 054-289-7910.
이부용 기자
queennn@par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