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원찬 군과 손문규 지도교사가 Non-splash sole을 연구하기 위한 분석 도표.

경북과학고등학교 3학년 최원찬 군의 아이디어와 손문규 지도교사의 조언 아래 나온 Non-splash sole(물 튐 방지 밑창)은 제40회 전국학생과학발명품경진대회에서 대통령상을 수상한 작품이다.

Non-splash sole은 일반 신발 밑창과 달리 뒷밑단 부분이 젖는 양을 10~20% 수준으로 현저하게 낮춰주는데 어떻게 해서 이러한 작품이 탄생하게 됐는지 이 작품의 원리를 이해하는 시간을 가져본다.

▲Non-splash sole의 탄생 배경
Non-splash sole은 최원찬 군의 비 내리는 날 빗물이 튀겨 바지 뒷밑단을 적시는 불편함으로부터 시작됐다. 어떻게 하면 신발 밑창에서부터 유도되는 빗물을 물 튀김을 방지할 수 있을까가 궁극적인 목표가 됐다.

신발에서 물방울이 튀는 모습을 초고속 카메라로 찍은 사진. 부착(첫번째)과 출발(세번째), 포착 단계(다섯번째)로 이뤄진다.

▲Non-splash sole의 연구와 제작 과정
Non-splash sole이 나오기 위해는 가장 먼저 물방울이 튀는 원인을 분석해야 한다. 이를 최원찬 군과 손문규 교사는 부착과 출발, 포착으로 총 3단계에 나눠 분석에 들어갔다.

먼저 밑창이 빗물이 고인 웅덩이와 떨어짐과 동시에 발생하는 부착 단계는 물기둥을 형성시킨다. 이러한 부착 단계에서는 신발 밑면에서부터 물의 흐름을 제어할 수 있는 방법이 필요했다.

두 번째 출발 단계는 물기둥에서 분리돼 신발 끝에 물방울이 맺히고 일정한 각도를 형성해 발사하게 된다. 이러한 출발 단계에서는 맺히는 물방울의 출발점을 제어하는 방법이 필요했다.

세 번째 포착 단계는 물방울이 출발 단계에서 떨어지면서 바지 뒷밑단 부분으로 떨어지며 초속도를 갖고 포물선 운동을 하게 된다. 이러한 포착 단계에서는 물방울의 상승운동을 제어시키는 방법이 필요했다.

마지막으로 이 3단계와 함께 걸음걸이에 따른 궤적을 분석해 더욱 구체적인 방안을 모색한다. 최원찬 군이 직접 걸으며 초고속 카메라로 찍어 앞꿈치와 뒷꿈치 동선을 모형으로 제작해 수없는 반복 끝에 최고의 작품을 찾아 나섰다.

문제원인을 지속적으로 분석하기 위해 걸음걸이 모형을 제작했다.

▲물기둥을 막아라, 신발 밑창의 ‘디자인’
일반적인 신발의 밑창도 신발에서는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한다. 특히 어떠한 운동을 하느냐에 따라 신발 밑창은 그 분야에서 최고의 효율성을 나타내기 위해 각각의 디자인으로 제작된다.

단순히 축구화만 두고 비교하더라도 골키퍼가 신는 축구화와 수비수가 신는 축구화, 미드필더가 신는 축구화와 공격수가 신는 축구화가 다른 것에 가장 큰 차이는 신발 밑창 무늬에 있다.

Non-splash sole의 V자 밑창 디자인은 부딪히는 물의 흐름을 제어하는 데 있다. 최대한 물기둥의 형성을 억제하면서 그래도 발생하는 물방울은 밑창 끝에 홈으로 배수되도록 도와준다.

이렇게 할 경우 부착 단계에서부터 물의 양을 최대로 낮춰 물이 튀는 현상 자체를 억제할 뿐만 아니라 모든 물이 출발 단계로 모일 수 있도록 해줘 홈이 더욱 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해준다.

갈퀴 모양의 홈. 현재까지는 NWW 형식이 물방울을 분산시키는 데 가장 효과적이다.

▲물 발사의 브레이크를 걸자, ‘홈의 모양과 각도’
Non-splash sole의 핵심기술은 홈의 모양은 기본적으로 갈퀴모양을 중심으로 한다. 신발 밑창 끝에는 갈퀴모양의 홈이 파져 물이 들어갔다가 나가면서 전진하려는 추진력을 잃고 흩어지고 만다.

원리는 간단하지만 어떠한 모양이 최대한 물이 발사되는 것을 제어할 수 있는지에 대한 것은 수많은 실험이 있어야 증명할 수 있다. 이 가운데 최원찬-손문규 팀은 홈의 상단과 중단, 하단을 다시 3단계로 나눠 실험에 나섰다.

N은 Narrow로 좁게, W는 Wide로 넓게 해 NWW, WNN, NNW, WNW, WWW처럼 여러 가지 방안을 두고 실험에 나섰다. 이중 가장 효율이 좋은 것은 NWW로 상단은 좁게 중단과 하단은 넓어질수록 하는 모양이 물방울을 더욱 제어하기 쉬웠다.

모양을 NWW 형식으로 갖추더라도 홈의 각도에 따라 물의 발사 각도를 조절할 수 있으니 각도에 대한 실험도 계속 이어져야 했다. 홈의 각도는 평평한 Flat과 위로 된 Up, 아래로 된 Down으로 3단계가 있다.

최원찬-손문규 팀은 거듭되는 실험 끝에 홈은 Flat 각도에서 발사 각도가 가장 낮게 되는 것을 발견할 수 있었다. 이로써 물을 제어할 수 있는 완벽한 모양과 각도를 찾아낸 것이다.

V자 밑창 디자인과 NWW 형식의 홈, 실리콘 재질에 곡면 처리까지 한 Non-splash sole의 완성적인 모습.

▲상용화를 눈앞에 두고, ‘형태와 재질까지’
Non-splash sole의 역할은 물 튀김을 제어하고 또 제어하는 것에 있다. 이를 위해 신발 밑창의 디자인은 V자로 홈의 모양은 NWW 형식으로 홈의 각도는 Flat으로 하는 등 제어하기에 최고의 모습을 찾아냈다.

그러나 형태와 재질까지 갖춰져야 비로소 실생활에 이용이 가능한 상품이 되는 것으로 이러한 형태와 재질도 어떻게 만들어져야 물의 흐름을 제어하고 또 제어할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했다.

Non-splash sole은 사실 밑창을 연구하지만 모든 아이디어는 뒷꿈치 부분에 집중돼있다. 물이 맺히고 발사되는 부분이기 때문이다. 걷는 습관에 따라 쉽게 무뎌지는 부분이기도 하다.

갈퀴모양이기 때문에 한번 무뎌지게 되면 효력을 잃게 된다. 내구성에 취약한 단점이 있다. 이 부분도 해결해야 했는데 가장 끝부분을 약간 굽게 하는 곡면형식으로 지면과의 마찰의 영향을 덜 받도록 설계해 높은 내구성을 유지하도록 했다.

이렇게 실험을 통해 탄생한 완성품은 최종적으로 실리콘으로 제작했다. 이로써 상용화될 때의 모습을 엿볼 수 있었고 재질 특성에서 발생하는 제어 성능도 확인할 수 있어 일석이조의 효과를 볼 수 있었다.

최원찬 군이 Non-splash sole의 효과를 입증하기 위해 노란색 잉크 위에서 기존 밑창과 대조 실험을 하고 있다.

▲실험을 마치며
누구나가 생각해볼 수 있는 아이디어지만 원리를 파악하기 힘들고 제작에 어려움을 겪으며 시도할 엄두를 내기 어렵다. 이번 Non-splash sole의 작품 역시 수십가지의 경우의 수를 두고 수백번을 실험해야 했다.

최원찬-손문규 팀은 이번 실험에서 가장 큰 역할을 한 것이 3D프린터라고 한다. 컴퓨터로 모양과 각도를 바꿔주면 바꿔준 대로 입체모형이 눈앞에 펼쳐져 이를 탈부착해 실험하면 되기 때문이다.

현재 사무실에 없어서는 안 될 프린터를 처음 본 것 같은 순간이다. 글씨가 틀려도 다시 적을 필요 없이 틀린 부분만 지워 인쇄하면 되고 같은 문서도 수백장 복사할 수 있는 것과 같다.

과학과 조금 동떨어진 듯한 느낌이 든다면 주저하지 말고 동심으로 돌아가 보자. 누구나가 밤하늘의 별을 보며 천체망원경을 들여다보는 천체과학자를 꿈꿨고 여러 가지 약품을 섞는 화학자도 되고 싶었을 것이다.

많은 것을 보면 많은 것을 이해하게 된다. 최원찬 군은 본대로 수첩에 메모했고 이해한대로 실험했다. 지금이라도 가족과 친구의 손을 잡고 주변의 상상력을 불러일만한 멋진 장소로 떠나보는 것은 어떨까.

도움=경상북도교육청과학원 박준일 연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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