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부용 문화기획팀장·두바이<2>

▲ 수크 마디낫 주메이라 입구.

올드 수크(텍스타일 수크)는 상인들과 흥정하다 보면 질 좋은 제품들을 합리적인 가격에 구입할 수 있다. 올드 수크 외에도 잡화를 취급하는 도구 시장(Utensils Souk)이나 침구 시장(Mattress Souk), 각종 향신료와 건과를 판매하는 향신료 시장(Spice Souk),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크다는 금시장(Gold Souk)이 자리한다.

부르 두바이 지구에 있는 아브라 스테이션에서 전통배 아브라(수상택시)를 타면 건너편 데이라 지역으로 갈 수 있다. 두 지구를 연결하는 가장 편리한 교통수단인 아브라는 1디르함(한화 약 320원)이란 저렴한 가격으로 이용할 수 있다.

크리크 주변은 중개무역지로, 자연스럽게 시장이 형성됐다. 아브라를 타고 크리크를 가로지른 관광객들이 향하는 곳은 대부분 금시장인 ‘골드 수크’다. 금의 도시(City of Gold)라는 간판이 입구에 걸려 있으며 300m 길이의 아케이드 양 옆으로 750여 개의 상점이 모여 있다.

금시장은 1930년대에 개장해 1970년대 이후 더욱 확장돼 지금에 이르렀다. 매일 달라지는 금 가격이 공시되며 다양한 디자인의 화려한 장신구를 볼 수 있다. 워낙 제품이 많아서 무엇을 살지 고민하는 것도 일이다.

스파이크 수크는 수 많은 종류의 향수와 향신료로 압도적인 향기를 풍긴다. 클로브, 샤프란 등의 각종 향신료 외에도 아랍 향수의 주원료인 오드오일, 나쁜 냄새를 제거하는 바쿠르(bakhoor), 작고 예쁜 병에 담긴 아랍 향수 등을 구할 수 있다.

수크 마디낫 주메이라(Souk Madinat Jumeirah)는 올드 두바이 수크를 현대식으로 재현한 곳이다. 여기에서도 수상택시 아브라도 만날 수 있는데, 고급 호텔과 레스토랑을 잇는다. 예쁘게 꾸며진 카페와 레스토랑이 인공으로 지어진 크릭을 따라 이어진다. 크릭 뒤로 보이는 두바이의 랜드마크 버즈 알 아랍이 인상적이다. 해가 지면 조명들이 켜져 로맨틱한 장소로 바뀐다. 규모가 크고 독특한 분위기의 장소들이 많아 열심히 돌아다니며 사진을 찍어야 한다.

쇼핑에 발동이 걸렸으니 두바이 몰(Dubai Mall)을 안 갈 수가 없다. 1천200여 개의 상점, 160여 곳의 식당 및 카페, 아이스링크, 아쿠아리움, 부르즈 칼리파 전망대, 두바이 몰 분수 쇼 등이 있는 세계 최대 쇼핑몰이다.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가장 눈길을 끈 것은 두바이 아쿠아리움이다. 세계 최대 아크릴 판넬을 사용해 만든 수족관으로 기네스북에 등재됐다. 수 만 마리의 해양 생물들이 살고 있고 400마리가 넘는 상어 무리도 볼 수 있다. 또 세계 최대 구두 편집매장인 '레벨(Level)'도 있다. 9만6천 평방피트 공간에 250여 명의 디자이너 작품들이 한꺼번에 전시된 세계 최대 구두 편집 매장이다. 구찌, 샤넬, 마놀로 블라닉, 크리스티앙 루부탱, 세르지오 로시 등 최고급 구두 브랜드 40여 업체가 입점해 있다. 수제화를 만드는 공정을 보여주는 곳도 있고, 구두 수선 및 리폼 매장도 있다. 이 외에도 커다란 사탕 나무가 있는 사탕 가게, 인공 폭포인 워터폴 (Waterfall), 실내 아이스링크, 쇼핑몰을 돌아다니는 택시와 기차 등 볼거리가 많아 꼭 쇼핑을 목적으로 하지 않아도 좋다.

두바이에 오면 가장 먼저 확인해 보고 싶은 것이 많았다. 도로를 점령한 고가의 스포츠카들, 에어컨이 설치된 버스정류장 등 인터넷에서 떠도는 소문들이 사실인지 알고 싶었다. 아니나 다를까, 버스정류장 문을 열면 바깥 공기와는 차원이 다른 시원함이 승객을 반긴다. 한국에서는 기껏해야 그늘 막 정도인데, 두바이의 자본력이 새삼 부러워진다. 그러나 해외에 나가면 애국자가 된다고 했던가. 정류장의 에어컨이 LG에어컨이라는 설명에 괜히 어깨가 으쓱해진다. 세계에서 가장 높은 버즈 칼리파(Burj Khalifa, 828m)를 지은 삼성물산에 이어 LG전자의 가전제품까지. 삼성전자의 '갤럭시 S9'는 이미 유럽 전역에서 유명해 말할 것도 없다. 한국이 세계에서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 건, 어느 나라와도 바꿀 수 없는 뛰어난 인적 자원이 풍부하기 때문이다. 쓰면 고갈되는 자본이 있는 반면, 인적 자원은 미래지향적이다. 산유국의 막강한 자본금 앞에서도 당당할 수 있는 한국 기업들이 더욱 자랑스럽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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