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충북 옥천의 한 40대 가장이 10여 년간 자영업을 통해 수억원의 빚을 지자 아내와 3자녀를 살해하고 자해한 후 발견돼 치료를 받고 있다. 또 봉화의 70대 노인이 가뭄으로 인해 줄어든 간이상수도 수량 문제와 쓰레기 소각 문제 등으로 인근 사찰 승려와 다투다 그에게 총을 발사해 총상을 입히고, 이어 면사무소 직원을 살해했다.

이들 사건 각각 한 사람의 잘못된 판단으로 주변 세 사람의 애꿎은 목숨이 위협을 받거나 잃게 된 경우다.

40대 가장은 차라리 파산 신청과 이혼, 상속 포기 등을 통해 어린 자녀들에게 만큼은 부채 승계의 고통을 피할 방안이 있었음에도 꽃 피워보지도 못한 10살과 9살, 8살 어린 딸들의 생명마저 빼앗아버리는 짐승도 하지 않는 못된 짓을 저질렀다.

오랜 시간 계속된 경제적인 어려움으로 우울감에 빠진 나머지 저지른 극단적인 행동일 것으로 이해하려 해도 어린 자녀들을 생각할 때 안타깝기만 하다.

봉화군으로 귀농한 70대 노인도 일면식도 없던 면사무소 직원에게 총격을 가해 두 가정을 혼돈에 빠뜨렸다. 비명에 간 두 젊은이의 꿈은 어쩔 것이며, 가뜩이나 손이 많이 가야 할 30~40대 가장에 딸린 어린 자녀들은 어찌해야하나? 안타깝기 그지없다.

현재 경기가 많이 어렵다고 하나 그동안 이룬 한국 경제의 눈부신 성장으로 세계적으로 아직은 살만한 국가에 속한다.

세계 10대 무역국인 우리나라 국민의 삶은 과거에 비해 너무나 풍요로워졌지만, 정서적인 안정은 이를 따르지 못하는듯하다. 오래 참지 못해 쉽게 분노하고 폭발하며, 극단적인 결정마저도 쉽게 내리고 마는 현상들이 사회 곳곳에서 발견된다.

쌓여진 피해 의식에 우울감과 스트레스 지수마저 높아 시한폭탄이라 불릴 만큼 분노 게이지가 올라간 상황이다. 게다가 최근 경기마저 바닥이며, 일자리마저 부족해 청년층의 고민과 갈등 또한 이만저만이 아니다.

위에 언급한 40대 가장도, 70대 노인도 이들을 살해하고 자신도 죽으려 했다는 것을 볼 때 생명의 고귀함을 잃어버린 사회로 전락해가는 듯해 안타깝기만 하다. 이런 의식을 가진 이가 과연 무엇이 두렵겠는가?

8월 한 달간 구미경찰서에 접수된 자살 관련 신고는 총 28건으로, 이 중 8건(28.6%)은 안전하게 구조됐고, 상담 안내 및 안전 확인이 완료된 사례가 20건(71.4%)에 이르는 등 경찰과 유관기관의 신속한 대처로 소중한 시민의 생명을 보호했다.

자신의 생명을 해하는 이는 극단적인 행동 또한 능히 할 수 있기에 이러한 자살시도자들이 나아오지 않도록 정부의 사회안전망 구축과 지자체의 각별한 노력이 더욱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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