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별 생각 없이 보내고 있는 오늘이 모이면, 언젠가는 모든 것을 내려놓고, 사랑하는 가족과 이별하고, 자연의 일부가 되어야 한다. 자신이 더 살기를 간절히 원한다고 뜻대로 되는 것도 아니다. 이처럼 오늘 하루의 삶은 정말로 소중한 것이다.

러시아의 대문호 표도르 도스토예프스키가 28세 되던 해에 공상적 사회주의를 신봉하는 급진적 정치 모임에 참가했다는 죄목으로 사형수가 되었다. 형장에 도착한 그에게 마지막 5분의 시간이 주어졌다. 도스토예프스키는 삶을 마감하면서 마지막 5분을 어떻게 쓸까 고민한 끝에 나의 가족과 나를 알고 있는 이들에게 작별 기도를 하는 데 2분, 곁에 있는 다른 사형수들에게 한 마디씩 작별 인사를 나누는데 2분, 그리고 나머지 1분은 눈에 보이는 자연과 최후의 순간까지 서있게 해준 땅에 감사하기로 마음을 먹었다고 한다.

눈물을 삼키면서 가족들과 친구들에게 작별인사와 기도를 하는데 벌써 2분이 지나갔다. 그리고 3분 후면 내 인생도 끝이 난다는 생각이 들자 눈앞이 캄캄해졌다. 지나간 28년 세월을 아껴 쓰지 못한 것이 후회가 되었다. 다시 한 번 더 살 수만 있다면 하고 회한의 눈물을 흘리는 순간, 러시아제국의 황제 니콜라이1세의 사형집행 중지명령이 내려와 총살형이 집행이 중지되고 시베리아에 유형을 가게 되었다.

그 후 도스토예프스키는 사형집행 직전에 주어졌던 5분을 생각하면서 평생 시간의 소중함을 간직하고 살았으며, 순간순간을 마지막 순간처럼 소중하게 열심히 살았다고 한다. 그 결과 명작을 발표하여 톨스토이와 어깨를 겨루는 대문호가 되었다.

‘우리나라의 건강수명 산출’ 보고서에서 한국인은 평생에 걸쳐 10년 6개월간 질병을 앓는 것으로 조사됐다. 최근 들어 질병 없이 건강하게 사는 건강수명이 중요해지면서 건강 정책의 핵심 지표로 주목받고 있다. ‘제3차 국민건강증진종합계획(2011~2020)’에 따르면 2020년까지 건강수명을 75세까지 높인다는 계획을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바 있다.

2011년 출생자의 건강수명은 70.74세, 기대여명은 81.2세로 건강하게 보내는 시기가 인생의 87.11%를 차지한다. 기대여명과 건강수명의 차이인 10.46년은 질병을 앓으면서 보내는 기간이다. 여성은 기대여명과 건강수명이 모두 남성보다 길었지만, 수명이 남성보다 7년 정도 더 길어지면서 질병을 앓는 기간도 더 길었다. 기대수명과 기대여명의 차이는 주로 만성질환 때문에 생긴다고 한다.

65세 이상 고령자는 1인당 평균 3.34개의 만성질환을 보유하고 있을 정도로 고혈압·당뇨병 같은 만성질환의 유병률이 높다. 건강하게 오래 살면서 사랑하는 가족들과 오래 지내려면 관계 당국은 포괄적이고 연속적인 건강관리 프로그램이 마련돼야 하며, 고령환자는 현재를 즐길 수 있는 사고의 변화가 있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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