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포폴(Propofol)은 짧은 작용 시간을 가진 정맥주사용 마취유도제다. 전신마취의 유도, 유지 그리고 간단한 시술을 받는 환자의 진정을 위해 주로 쓰이며, 종래에 중환자실에서 인공호흡기를 사용하는 환자의 진정에 사용되던 미다졸람(midazolam)을 대체하여 현재는 중환자실에서 인공호흡기를 사용하는 환자의 진정에 사용되기도 하나 점차적으로 프리세덱스(precedex)에 의해 대체되고 있다. 현재 프로포폴은 50개 이상의 국가에서 허용되어 여러 종류의 복제약이 판매되고 있다.

프로포폴을 소량 주입할 경우 가벼운 수면상태가 되며, 투여 용량의 증가에 따라 호흡이 억제, 중지되어 제대로 된 인공환기를 받지 않으면 사망하게 된다. 미국의 가수 마이클 잭슨은 불면증으로 인해 프로포폴을 주입받았으며, 과량투여로 인한 호흡중지로 사망하였다.

프로포폴 투여 시 의식의 소실 또는 진정과 함께 생체 징후에도 영향을 미친다. 동맥과 정맥의 확장으로 혈압이 저하되며 동시에 심장의 수축력(contractility)과 심박수도 저하된다.

일명 ‘우유 주사’로 불리는 수면마취제인 프로포폴은 효과와 회복이 빨라 주로 내시경이나 성형수술을 할 때 전신마취 유도제로 쓰인다. 하지만 과다 투약에 따른 중독 문제가 꾸준히 제기되면서 2011년 2월 마약류로 지정돼 의료 목적에만 쓸 수 있도록 용도가 제한됐다.

정부는 지난 5월부터 프로포폴을 포함한 의료용 마약의 투약 기록을 전산으로 관리하는 마약류통합관리시스템을 도입하겠다고 예고했다. 이에 프로포폴 암시장이 형성됐고, 가격이 오르기 시작했다.

최근 서울의 한 병원 홍모 원장은 도매가 2908원인 프로포폴 한 병(20mL)을 주사하는 데 50만원을 받았다. 172배를 부풀린 것이다. 내원객 한 명에게 한 번에 프로포폴 네댓 병을 연달아 놔 준 적도 많다고 한다. 적발되는 걸 피하기 위해 진료기록부에는 진료 사실을 허위로 적었다.

프로포폴 투약만을 원하는 가짜 환자들은 과거 그들과 안면이 있는 전직 병원 상담실장 등을 통해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가짜 환자를 모으기 위해 ‘영업’을 나가는 사람들에겐 병원 공금으로 고급 승용차를 빌려주기도 했다.

서울중앙지검은 16일 이 같은 혐의로 홍모 원장을 구속 기소했다. 지난 4월부터 약 80일 동안 가짜 환자 10명에게 247회에 걸쳐 프로포폴 1100병을 불법으로 판매한 혐의다. 검찰은 “이를 통해 올린 매출만 5억5000만원에 달한다. 그가 불법 투약한 프로포폴 2만1905mL는 프로포폴이 마약류로 지정된 2011년 이후 적발된 사례 중 가장 많은 것”이라고 했다. 홍모 원장은 돈을 벌기 위해 그랬다고 시인했다.

검찰은 수도권 일대 병원을 중심으로 가짜환자에게 프로포폴 불법시술 행위를 하고 있는 의사를 강력하게 단속해 뿌리를 뽑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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