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는 삶의 양식이며 삶은 특정한 시간과 공간의 연속성 위에서 펼쳐지는 것이다. 그러므로 문화는 각 나라와 민족마다 삶의 양식이 다를 수밖에 없다. 지구촌시대에 살고 있는 우리는 그 어느 때보다도 전통문화의 중요성이 요구된다. 전통문화를 잃게 되면 민족의 생존 자체가 불가능할 뿐만 아니라 삶의 의미마저 상실하게 되기 때문이다.

경북 안동의 대표 축제인 2018국제탈춤페스티벌이 오는 28일부터 열흘 동안 탈춤공원과 안동시내 일대에서 열린다. 안동시·안동축제관광재단 주최로 열리는 이번 축제는 '야누스, 축제 문을 열다'는 주제로 국내외 탈춤팀의 신명나는 공연과 다양한 행사가 펼쳐진다.

야누스(Janus)는 로마 신화에 나오는 두 개 얼굴이 있는 문을 수호하는 신이다. 라틴어로 문을 야누아(Janua)라고 하는데 로마인은 문에 앞뒤가 없다고 야누스를 얼굴이 두 개인 신이라고 했다. 야누스 두 얼굴은 과거와 미래, 일상과 비일상, 평범과 일탈이란 양면의 의미를 띤다.

안동시는 많은 관광객이 야누스와 세계 여러 나라 탈·탈춤으로 억눌린 감정과 유희 본능을 마음껏 발산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 이스라엘, 남아프리카공화국, 카자흐스탄, 인도, 중국, 태국, 필리핀, 스리랑카 등 13개 국가 14개 탈춤팀과 우리나라 12개 탈춤팀이 참가해 공연한다.

지난해에 이어 시민이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인 '비탈민'(VITALMIN·비타민과 탈 합성어로 탈을 통해 비타민처럼 톡톡 튀는 여유를 갖게 한다는 뜻) 행사를 올해는 대규모 '비탈민 난장'으로 준비했다.

시민 1천여 명이 시내 중심 140m 구간에서 약 2시간 동안 게릴라 난장을 펼치며 탈의 도시 안동 이미지를 알린다. 축제장을 찾기 어려운 장애인 시설 등의 소외계층을 위한 나눔 공연도 한다.

그동안 시내 일원에서 가진 외국 공연단 퍼레이드와 작은 무대 공연을 북문시장까지 확대해 원도심 활성화에 도움을 줄 계획이다. 열흘 동안 신명과 흥을 선사할 국제탈춤페스티벌이 해를 거듭할수록 국제적 위상을 세워가고 있어 지역민의 한사람으로서 뿌듯함을 느낀다.

우리나라는 일제의 민족문화 말살 정책과 광복 이후 외래문화의 급격한 유입으로 인해 한 동안 전통문화의 가치를 경시하는 풍조가 만연했다. 하지만 최근에 와서는 전통문화를 계승발전 시키려는 노력들이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전통문화는 현실 속에서 새롭게 재창조 되었을 때 생명력을 지니고 힘을 발휘한다. 전통의 본질을 계승하면서도 전통을 새로운 시대에 맞게 변용하는 것이 쉽지는 않지만, 그것만이 진정한 의미에서 전통 창조일 수밖에 없다. 안동국제페스티벌이 더욱 활성화되어 전 세계인의 축제로 승화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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