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 383.5mm 물폭탄

▲ 7일 경북 영덕군 강구면 오포리에서 태풍 콩레이 영향으로 침수된 물건이 집 밖에 쌓여 있다.
어선 15척 떠내려가고 농경지 침수 혹은 매몰
학교도 피해 속출… 9일까지 응급복구 완료


태풍 ‘콩레이’가 한반도를 휩쓸면서 경북지역에서 영덕이 가장 큰 피해를 본 것으로 나타났다.

영덕지역은 5일부터 6일까지 309.5㎜의 비가 쏟아졌다. 이로 인해 영덕 주민 80대 남성 1명이 집 앞 급류에 휩쓸려 실종됐다가 숨진 채 발견되는 참사가 일어났다. 영덕군은 7일 오전 주택 1천400여 채가 침수된 것으로 잠정 집계했다.

영덕 지역 내에서도 특히 바다와 인접한 강구면에 피해가 집중됐다. 강구항에서는 어선 15척이 떠내려갔고, 농경지 217㏊가 침수되거나 매몰되는 피해를 입었다.

7번 국도 주변 마을은 지대가 낮고 물이 잘 빠지지 않아 빗물이 고이기도 해 차량이 통제되는 등 아수라장이 됐다.

6일 오전 강구시장에는 성인 목까지 물이 차올라 성한 상가가 하나도 없었다. 태풍이 지나간 7일 상인들은 가게 물건을 정리하고 쓰레기를 치우느라 분주했다. 길바닥은 흙탕물이 고여 있고 가게 안은 말 그대로 처참할 정도로 엉망이었다.

한 마트에는 냉장고가 여기저기 쓰러져 있고 컨테이너 형태의 대형 냉동창고가 20㎝ 정도 움직여 태풍 위력을 실감하게 했다.

마트 관계자는 “직원 2명이 물이 못 들어오도록 문을 막고 있었는데 워낙 수압이 세다가 보니 막지를 못하고 밀렸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7번 국도 옆 한 가구상인은 “가구는 물에 젖으면 모두 쓸 수가 없다”며 “이번 비 때문에 2억원 정도 피해를 봤다”고 토로했다.

강구시장에서 조금 떨어진 오포2리 역시 저지대여서 피해가 컸다. 6일 낮에는 지붕 바로 아래까지 물이 차올랐다고 주민은 전했다.

주민 A씨는 “집 밖에는 성인 키 높이만큼 수위가 높았고 그나마 집 안에는 문을 닫아놔서 그만큼 높지는 않았지만, 무릎 높이까지는 물이 찼다”며 “비가 조금 더 왔으면 집 안에도 바깥과 마찬가지로 물이 찼을 것”이라고 말했다.

갑자기 물이 차오르면서 대피하지 못한 주민들은 보트로 구조되는 모습도 연출됐다.

상가와 가정집뿐 만 아니라 학교에도 피해가 속출했다.

이번 태풍으로 피해를 입은 학교는 영덕군 강구초등학교와 강구중·고등학교로 운동장과 건물 1층이 침수돼 전산장비, 전시물, 교실 등이 피해를 입었다. 강구초등학교는 담이 무너지기도 했다.

초등학교 인근에 사는 주민은 “학교 운동장에 물이 고여 있다가 담이 무너지면서 한꺼번에 쏟아져 주변 집들이 침수됐다”며 “성한 가재도구가 하나도 없다”고 털어놨다.

경북도교육청은 제25호 태풍 ‘콩레이’로 침수된 영덕지역 피해 학교를 점검하고 학생들의 수업 정상화를 위해 긴급 복구대책 마련에 나섰다.

7일 경북도교육청에 따르면 임종식 교육감은 지난 6일 제25호 태풍 ‘콩레이’ 비상대책반에서 피해 학교를 보고 받은 뒤 다음날 영덕지역을 방문, 피해 현장을 직접 확인하고 조치 가능한 모든 방법을 동원해 신속한 복구를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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