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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안보칼럼] 9.19 평양회담 군사분야 합의를 어떻게 볼 것인가김영시 한민족통일안보문제연구소장
   
지난 9월 18일부터 20일까지 평양에서 개최된 남북정상회담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은 판문점선언을 실천하며 민족자주와 자결원칙을 재확인하고, 군사적 남북적대관계를 종식시키는 남북 군비통제방안을 담은 포괄적 군사합의 등을 이루었다. 그 가운데 우리 안보에 위험한 군사적 억지·방어능력 및 최전방 대비태세를 약화시키는 조치들에 합의한 내용을 분석해 본다.

첫째는 수도권과 서해5도 방어를 사실상 포기한 군사합의이다. 이는 수도권 방어를 매우 취약하게 하고, 우리 젊은이들이 피로 지켜온 NLL을 무력화할 수 있으며, 대규모 군사훈련을 북한과의 협의대상으로 함으로써 한미연합훈련은 더 이상 실시하기 어렵게 만들 것으로 판단된다.

또한 향후 미래 전력증강도 북한과 협의해야 되며, 우발적 충돌을 막는다고 교전수칙도 다단계화 함으로써 현장 사령관의 즉각적 대응을 어렵게 해 북한의 기습에 취약하게 만들고 있다. 뿐만 아니라 전반적으로 우리가 우위를 가진 정보감시와 정밀타격 능력에 족쇄를 채워 우리 안보를 북한군의 기습에 매우 취약하게 만드는 조치들로 판단된다.

둘째는 문재인 정부는 종전선언이 한미동맹이나 주한미군과는 상관없으며 적대행위 종식을 위한 정치선언에 불과하다는 입장을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그러나 문제는 한미 간에 종전선언의 구체적 내용에 대해 일치된 의견이 없다는 점이다. 종전선언은 정치선언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다. 종전선언이 이루어지기도 전에 우리의 군사적 방어태세를 허무는 조치가 이번 평양 정상회담을 통해 이루어지는 상황인데, 실제로 종전선언이 이루어지면 이보다 더 심각한 상황이 펼쳐질 것이다. 북한의 입장에서는 종전선언이 평화협정을 진전시키는 촉진제의 역할뿐만 아니라, 사실상 북핵문제에 관한 미국의 군사개입 명분을 없애며 전반적인 평화무드를 조성하여 국제제재 해제를 위한 여론전에 매우 유리한 국면을 조성할 수 있고, 나아가 주한미군의 철수도 도모할 수 있기 때문이다.

셋째는 남북관계·민족공조를 우선하는 문재인 정부의 명확한 입장이 한미동맹에 상당한 문제를 만들고 있다. 우리 대한민국 방위에 있어 한미연합사의 역할과 책무를 고려할 때, 적대행위 전면금지, 비행금지구역설정, 해상 완충지역 설정, 비무장지대 GP철수 등과 같은 우리 대한민국의 군사안보상 주요결정이 미국과 협의 없이 남북 사이에서 전격적으로 이루어짐으로써, 한미동맹의 기본 정신을 위배했기 때문이다. 또한 주한미군 운용과 안전에 제한과 영향을 주는 매우 중대한 사안이기 때문이다.

넷째는 이번 평양선언에 담겨진 포괄적 군사합의는 사실상 종전선언과 평화협정의 핵심내용을 이미 제공하고 있다. 비핵화 마지막 단계에서 체결되어야 할 평화협정이 이미 단행된 조치를 통해 실제로 확인되고 있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평양선언과 포괄적 군사합의에 관계개선, 연합훈련 중지, 전략자산배치 금지, 재래식 군사위협 중지 등 매우 포괄적 조치들이 담겨져 있어 사실상의 종전선언이 이미 이루어졌다는 평가가 나오는 배경이다.

다섯째는 교착상태에 처한 북핵협상을 타개하는 의미가 있었다. 김정은은 기자회견에서 ‘수십 년간 지속돼 온 처절하고 비극적인 적대 역사를 마치기 위해 군사선언에 합의했으며, 핵무기와 핵 위협이 없는 땅을 만들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러나 이는 2016년 7월 조선반도 비핵화라는 북한 정권이 발표한 성명의 틀에서 벗어나지 않은 내용이다. 이번 평양선언에도 “남과 북은 한반도를 핵무기와 핵위협이 없는 평화의 터전으로 만들어나가야 한다.”라고 하여 조선반도 비핵화라는 북한의 기존 입장이 그대로 반영되었다.

북한이 진정으로 비핵화 의사가 있다면 북한 핵프로그램의 전체를 파악할 수 있는 북한의 핵신고를 출발점으로 해서 2021년 2월까지 비핵화를 완료하는 로드맵에 조속히 합의해야 한다. 북한 핵무기 개발의 전체적인 파악 없이 살라미 전술에 입각한 북한식 셀프 비핵화를 수용하다 보면, 결국 파키스탄처럼 북한의 핵무장은 기정사실화할 우려가 높다. 또한 살라미 전술에 따른 북한의 ‘셀프 비핵화’ 수용은 비핵화 추진에 있어 가장 큰 문제이다.

남북한 간의 실질적 평화는 북한 비핵화와 튼튼한 우리의 안보태세에 의해 뒷받침된다. 그러나 정상회담에서 비핵화 진전도 어렵고, 경협도 국제제재로 실질적 진전이 어려운 상황에서 군사분야의 대폭적 양보를 통해 남북관계의 진전이 이루어진 것처럼 보이기 때문에 우리의 국가안보가 우려된다는 점이다.

그리고 정상회담의 가장 중요한 과제로 여겨졌던 북한 비핵화 문제와 관련해서는 전망되었던 핵신고나 로드맵에 대한 진전 없이 기존의 동창리 미사일 엔진 시험장과 미사일 발사대의 폐기를 언급하고, 미국의 ‘상응하는 조치’에 따라 영변핵시설을 영구 폐기할 용의가 있음을 밝혔을 뿐이다.

따라서 이번 평양선언에서 비핵화의 실질적 진전이 없는데도 불구하고 합의한 남북 군사분야 합의에서 가장 우려되는 사안은 ①비핵화에 별다른 진전이 없는 상황에서 이루어진다는 점 ②우리의 재래식 군사능력마저 약화될 경우, 군사균형은 걷잡을 수 없이 무너지질 수밖에 없다는 점 ③비핵화가 이루어지더라도 북한의 기습에 대비하는 데 필수적인 우리의 안보태세를 매우 취약하게 하고 위험하게 하는 근본적인 문제 등을 안고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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