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모든 유치원에 대한 전수조사 결과 아닌 일부 '충격'

유치원 교비로 사적으로 사용한 혐의가 적발된 유치원들의 명단이 최근 공개돼 비난 여론이 들끓고 있다.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전국 17개 시도교육청에 각각 의뢰해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3~2017년 감사를 벌인 결과 전국 1천878개 사립유치원에서 5천951건의 비리가 적발된 것으로 나타났다.

대구·경북지역에서는 872개의 유치원의 실명이 공개됐다. 대구 705개, 경북 지역은 구미 51개, 경산 34개, 포항 24개, 경주 12개, 칠곡 11개가 뒤를 이었다. 이 밖에도 영주·상주 각각 6개, 문경·김천 4개, 안동·영천 3개, 청도·예천·성주 2개, 의성·영양·영덕·봉화 1개다.

포항의 I유치원은 지난해 재원 유아 1인당 월평균 납입금을 전년대비 2천550원(급식비 2천원,교재재료비 550원)을 인상한 47만8천330원을 징수했고 납입금 안정화 자료를 잘못 제출해 학급운영비 2천268만원을 교부받은 사실이 있다. 2015년5월~2017년5월 교직원에게 체육대회수당 등 지급 근거가 없는 별도의 수당 총 513만1천300원을 부적절하게 지급한 사실이 있다.

또 교사 A씨의 사학연금기관부담금을 2010~2016년 사학연금관리공단에 납부하면서 개인의 사정(형편)에 의해 2016년 의원면직한 교사B씨에게 당해연도예산에 편성 및 집행할 수 없는 퇴직위로금명목으로 100만원을 2016년자로 부적절하게 지급한 사실이 있다. 2014학년부터 감사일까지 원장 개인 소유의 트라제XG 차량운행에 필요한 가스충전비 321만9천620원 및 자동차세 121만4천650원을 공통운영비에서 예산의 목적 외 사용으로 부적절하게 집행한 사실이 있다.

G유치원은 시설사용료, 교사 생일 선물 구입 등 296만6천200원을예산의 목적 외 사용으로 부적정하게 집행한 사실이 적발되는 등 7개 부분에서 시정 및 주의 조치를 받았다.

Y유치원은 2015년 교직원 7명을 대상으로 일본 교직원 국외연수를 실시하면서 공무국외출장을 처리하지 않았다. 공무국외출장운영계획을 수립하지 않았고, 출장의 타당성을 심사하기 위한 심사위원회를 설치운영하지 않았다. 연수후 공무국외출장 결과보고서를 제출하지 않았으며, 총 연수비 650만원을 유치원 회계에서 집행하는 등 직원국외연수운영을 부적정하게 한 사실이 있다.

경산의 경우 천만 단위가 넘는 큰 금액의 부당 지출이 많을 뿐더러 종교 계열 유치원들에서 비리가 행해지고 있어 충격을 줬다.

H유치원은 2015~2016년 타 유치원 원장 자녀 결혼 축의금, H교회법인 이사장 및 이사 등에게 명절 선물비, 퇴직교사 위로금을 유치원 회계에서 부당하게 지출했다. 또 2015~2018년 각종 행사(입학식, 방학식 등)시 실시된 종교예배에 참석한 목사에게 예배비, 과태료, 통학차량 사고에 따른 상대방 차량 정비 등 490여 만원을 유치원 회계에서 부당하게 지출했다.

S유치원은 개원일로부터 2018년까지 법적근거가 불명확한 사유재산공적이용료 명목으로 설립자 명의 통장으로 유치원 회계에서 부당하게 지출했다. 어린이집 및 어학원 전화요금과 개인명의 및 어린이집의 차량의 주유, 과태료, 자동차세, 개인적 연수경비, 유치원에서 사용할 물품과 사적사용 물품을 혼용해서 구입한 내역, 기독교유아교육협회 회비 및 불우이웃돕기 성금 등의 명목으로 유치원 회계에서 부당하게 2천200여 만원을 지출했다.

이번 감사결과는 전국 모든 유치원에 대한 전수조사 결과가 아니라는 점에서 더 큰 파장을 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감사에 적발된 유치원 명단이 모두 공개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행정처분 이상의 조치가 필요한 중대 비리가 있거나 감사를 아예 거부한 일부 지역 유치원 18곳은 수사 의뢰를 통해 현재 재판이 진행 중이다. 이런 유치원들은 최종 판결이 나오기까지는 실명 공개를 할 수 없다. 각 교육청마다 적발사항에 대한 공개 수준도 다르다. 경기, 인천의 경우 별도로 입수한 상세 감사 결과 보고서를 함께 공개했다.

박 의원은 국회 교육위 국감에서 “명단을 보면 유치원 교비로 원장 핸드백을 사고, 노래방, 숙박업소에서 사용하고 심지어는 성인용품점에서 용품을 샀다"며 "종교시설에 헌금하고 유치원 연합회비를 내는데 수천만원을 쓰고 원장 개인 차량의 기름 값, 차량 수리비, 자동차세, 아파트 관리비까지 냈다"고 밝혔다.

이어 "시도별 감사 결과를 보면 시도별 격차가 너무 크다"며 “최근 3년간 어떤 곳은 관내 유치원의 절반이 넘는 곳을 감사한 반면 다른 곳은 10%도 못한 곳도 있었다"며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공익적 부분을 고려해서 이런 유치원 실명을 공개했다"며 "향후 각 시도교육청에 추가로 자료를 확보해 계속해서 명단을 공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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