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완연한 가을이다. 조석으로 서늘한 바람이 불고, 먼 산의 단풍들이 옷을 갈아입는 모습이 눈에 띨 정도다. 최근 들어 도심 가까이에서 마음을 치유할 수 있는 자연생태 체험장이 인기를 끌고 있다고 한다. 가을은 계절 그 자체가 한편의 시라고 말하는 시인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포항 도심 가까이에 있는 남구 연일읍 중명 자연생태공원의 가을 정취를 시민들에게 느껴보라고 추천하고 싶다.

중명2리 마을 입구에는 생태공원까지 거리를 알리는 푯말이 나온다. 그 푯말을 따라 올라가면 활짝 핀 코스모스와 은행나무가 삶에 찌든 도시인을 반긴다.

지난 2008년부터 포항시는 생태공원을 꾸준히 조성해서 지금은 공원의 면모를 갖추고 있다. 공원에 들어서면 넓은 해시계 광장과 솟대, 돌탑이 눈에 들어오고, 탐방로를 따라 스틸아트가 전시된 잔디광장, 약용식물이 가득한 약용원, 야생화가 가득한 야생화원, 향기원, 습지원 등 테마별로 조성된 다양한 식물들과 무당개구리, 나비 등 곤충들을 볼 수 있다.

졸졸 흐르는 계곡 옆으로 숲길을 따라가면 이름 모를 많은 나무와 야생화들이 피어있다. 느티나무, 팽나무, 상수리나무 등 한 번은 들어봤던 낯익은 나무들도 있고, 화살나무, 박태기나무, 꽝꽝나무 등 생소하지만 이름이 재미있는 나무도 많다. 또한 곳곳에 소리 채집기가 설치되어 있어 귀를 대면 자연의 소리를 오감을 통해 그대로 들을 수 있다.

갈수록 일상 속에 쌓인 스트레스가 많아지는 현대인들의 힐링 장소, 중명생태공원 숲길을 걷다보면 전망대, 옥녀봉으로 오르는 등산로가 이어지는데, 300여 미터만 올라가면 포항시 전경이 한눈에 펼쳐지는 멋진 풍경을 볼 수 있기 때문에 인기가 있다. 또한 매월 둘째 주 토요일 숲 해설가의 설명을 들으며 더욱 알찬 탐방을 할 수 있다.

포항에는 중명생태공원 외에도 시내와 인접한 곳에서 산림욕을 즐길 수 있는 도음산 산림문화수련장이 있다. 흥해읍 달전 사거리에서 좌회전, 학천리 마을 쪽으로 들어가면 된다.

산림문화수련장은 하루나 반나절로 가족들이 쉬기에는 그만이다. 주차장에서부터 나있는 길로 유모차나 휠체어를 타고 다니기에도 좋아서 남녀노소 누구나 편히 쉬고 올 수 있는 곳이다.

수련장에는 넓은 잔디밭, 생태체험을 위한 수변공간과 사방댐, 구름다리를 지나 우측에 생태숲길에서 천유정(泉流亭)까지 완만하게 숲길이 조성되어 있어 천천히 걸으면서 산림욕을 즐기기에는 최고다.

또 이팝나무, 메타세콰이아, 백합나무 등 다양한 수목이 심어져 있고, 나무마다 특유의 아름다운 모습과 향기로 방문객들의 오감을 자극한다. 숲에서 뿜어져 나오는 피톤치드는 스트레스를 완화하고, 면역력을 높여주는 효과도 있다고 하니 더 말할 필요가 없을 것 같다.

얕은 개울은 아이들의 자연생태 학습장으로 손색이 없고, 넓은 면적에 심어진 잔디위에 아이들이 맘껏 뛰어놀며 자연을 느낄 수 있다. 깊어가는 가을. 도심에서 멀리 벗어나지 않고 편안하게 쉬면서 마음을 치유할 수 있는 연일읍 중명생태공원과 흥해읍 학천 도음산 산림문화수련장에서 가을정취를 마음껏 즐기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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