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LG전자, KT·롯데백화점·CJ ENM·두산중공업 등 소위 대기업에서 신입사원 선발을 하면서 출신 지역이나 학교, 신체조건 등을 묻지 않는 블라인드 채용을 확대하고 있다. 최근 한국경제연구원이 블라인드 채용을 도입한 기업들을 분석한 결과를 보면, 롯데백화점의 MD(상품기획), CJ ENM의 콘서트 기획, KT의 소프트웨어 개발직, 두산중공업의 기술직, 종근당과 한샘의 영업직 등은 블라인드 채용으로 신입사원을 선발하고 있다.

롯데의 경우 ‘SPEC(스펙)태클 전형’을 마련해 상·하반기 2회에 걸쳐 계열사별로 인력 수요가 있는 직무에 블라인드 전형으로 신입·인턴사원을 뽑는다. 롯데백화점 MD, 롯데마트 식품 MD, 롯데하이마트 온라인 MD, 롯데홈쇼핑 PD, 롯데닷컴 프로그래머 등이다.

CJ는 ‘리스펙트 전형’을 두고 출신 학교나 학점, 영어점수 등 일명 ‘스펙’이라고 불리는 정보를 입사지원서에 일절 기재하지 못하게 한다. 올해 CJ제일제당의 식품영업, CJ ENM의 콘서트 기획, CJ CGV의 멀티플렉스 매니저, CJ대한통운의 계약물류 등의 다양한 직무에 도입됐다. SK그룹 계열사인 SK텔레콤, SK하이닉스, SK C&C와 현대백화점은 일부 신입사원을 서류와 면접 단계에서 블라인드 전형으로 선발하되, 인턴 기간을 두고 역량을 평가해 최종합격 여부를 정한다.

동아쏘시오홀딩스와 자회사 동아제약, 동아ST 등은 정기공채 신입사원을 모두 블라인드 방식을 통해 ‘채용전환형 인턴’ 전형으로 뽑는다. 애경산업도 올해 신입사원 선발에 블라인드 채용을 도입해 서류·면접 과정에서 최소한 요건만 만족하면 학교·학점 등을 묻지 않았다.

삼성전자, LG전자는 서류 접수 단계에서 입사지원서에 사진, 가족관계, 신체사항 등의 불필요한 입력란을 없앴다. 효성은 서류전형에서 학점, 외국어, 연령 등에 별도의 자격 제한을 두지 않고, 집단토론은 블라인드 면접으로 진행한다.

간판과 스펙사회인 한국에서도 갈수록 능력을 중시하는 사회로 변해가고 있음은 바람직한 일이다.
우리사회는 빠르게 변화하고 기술과 능력도 빠르게 바뀌면서 발전이 되어간다. 기업은 이 흐름에 적응하고, 읽을 수 있는 사람 중 능력 있는 사람을 필요로 한다.

현대 사회와 기업은 실무에 가장 필요하고, 빠르게 적응하고 투입될 수 있는 인재를 원한다. 학벌과 스펙이 아닌 능력과 재능이 뛰어난 사람을 원하고 있다. 머잖아 우리사회도 실력과 능력을 충분한 인재가 주류가 되어 대우받는 시대가 올 것이라고 본다.

이제는 우리 사회의 문제점인 능력보다 스펙을 선호하는 사회의 분위기와 차별들을 개선하고, 사회제도에 대한 국민의 인식을 바꿔야 할 때다.
저작권자 © 대경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