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전 지진발생한 날…포항 12개 수능장 긴장 속 무사히 끝나

2019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일인 15일 대구·경북에서는 5만4천여 명의 수험생이 응시해 121개 시험장에서 시험을 치뤘다.

올해 대구지역 수능 시험장 수는 지난해와 같지만 시험실 수는 1천114개로 17개 줄었으며 지난해보다 검정고시 합격자가 90여 명 증가했지만 재학생은 340여 명, 졸업생은 180여 명 감소해 전체 수험생 수는 430여 명 줄었다.

또 대구지역 최고령 응시자인 박선민(81) 할머니는 경북여고에 마련된 제3고사장에서 시험을 치뤘다. 수험생들 가운데 건강 상태가 좋지 않은 30여 명은 시험장 내 보건실에서 감독관이 입회해 별도로 시험을 치뤘다.

앞서 시험 시작 전 오전 대구에서는 고사장을 잘못 찾거나 수험표를 집에 두고와 경찰이 긴급 출동하는 소동이 일어나는 등 수능일 아침 진풍경이 올해도 어김없이 이어졌다.

북구 동천지구대는 오전 8시께 수험표를 집에 두고 왔다는 한 수험생의 도움 요청을 받고 급히 출동해 수험생이 고사장에 무사히 들어갈 수 있게 도왔다.

또한 수성구에서는 대구여고 앞에서 시험장을 잘못 찾아온 수험생을 인근에 있던 교통순찰차가 대륜고까지 태워줬으며 정화여고 앞에서는 한 수험생이 시계 전원이 꺼졌다며 불안해하자 수성경찰서 소속 경찰관이 자기 시계를 빌려주는 등 훈훈한 모습을 자아냈다.

한편 대구지방경찰청은 모범운전자회, 녹색어머니회 등과 함께 이날 오전 고사장 수송 등 28차례 수험생에게 편의를 제공했다고 밝혔다.

경북 포항 12개 수능시험장에서도 아무런 사고없이 무사히 끝났다.

2019년도 수능은 공교롭게도 1년 전 포항에서 규모 5.4 지진이 발생한 날이라 일부 학부모들은 긴장하는 모습도 보였다. 지난해 수능은 포항 지진으로 일주일 연기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올해 포항지역은 12개 시험장에서 5천500명의 수험생이 수능을 치렀다.

수능 시험장 앞에는 이른 아침부터 수험생들을 격려하는 가족, 선후배, 교사, 포항시청 직원 등이 나와 수험생들이 무사히 시험을 치르기를 기원했다.

포항시와 자율방범대 등은 각 시험장 교문 주변에서 수험생에게 따뜻한 차를 나눠주며 격려해 수험생들에게는 큰 힘이되었다.

장성고에는 다리를 다친 수험생이 목발을 짚고 나와 가족, 친구들의 응원을 받았다.

포항제철고에서는 한 수험생이 입실 마감 시간 직전에 경찰 오토바이를 타고 가까스로 도착해 주변의 격려와 환호를 받으며 뛰어 들어갔다.

이동고에는 포항시청 간부공무원과 직원, 봉사단체, 이동고 2학년생들이 아침 일찍부터 학교를 찾아 수능생들을 향해 '화이팅'을 외치면 힘을 불어 넣어 주었다.

일부 학부모는 자녀가 시험장에 들어간 뒤에도 교문 앞에서 기도하고 주변을 서성이며 쉽게 발길을 돌리지 못했다.

이동고를 찾은 한 수험생 어머니는 "딸에게 지진이 나서 시험이 연기되면 그만큼 더 공부할 수 있는 것 아니냐고 농담을 건넸다"며 "지진 걱정 없이 평소 실력을 발휘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포항지역 수능 시험장 12곳 가운데 4곳은 아직 내진보강 공사가 안 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 경북도교육청과 포항교육지원청은 4곳 모두 수 차례 안전점검을 통해 수능을 치르는 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

도교육청은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포항교육지원청에 지진대책상황반을 가동했다.

포항과 경주지구 수능고사장에는 지진 정도를 잴 수 있는 지진가속도 계측기를 설치해 상황반에서 실시간으로 관찰하기도 했다.

또 불안감을 호소하는 학생을 위해 포항·경주지역 시험장에 전문상담사를 배치하고 재난이 발생할 경우를 대비해 예비시험장 12곳을 지정했다.

포항에는 9월 17일 북구 동쪽 29㎞ 지점에서 규모 2.4 지진이 난 이후 아직 지진이 발생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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