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자문 한동대 교수

베트남 호치민시티는 빠른 인구성장을 보이고 있어 현재 900만명이지만 20년 후에는 1,500~2,000만명에 이를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현재 베트남의 일인당국민소득은 $2,500 정도로서 한국의 십분의 일 정도이지만, 인구가 1억에 가깝고 국민총생산이 지속적으로 연간 6~7% 성장하고 있어서 이제는 위탁상품생산국가에서 소비국가로 변모되는 과정에 있다고 이야기들을 한다. 물론 호치민시티의 국민소득은 다른 지역의 2배 이상 될 것으로 보인다.

베트남은 한반도의 1.5배에 이르는 면적에 남북으로 길게 뻗친 국토를 지니고 있다. 기후는 남쪽이 열대지역이고 북쪽이 아열대지역으로 사시사철 더운 편이다. 이곳은 사회주의 지향의 시장경제체제로서 공산당이 국가와 사회를 지배하는 유일한 세력이라고 할 수 있다. 1986년 ‘도이모이’ 개방정책 채택이후 국가경제가 빠르게 발전하고 있는데, 외국자본 투자를 적극적으로 유치하고 있으며, 한국이 투자 1위 국가이다. 2위는 일본이고 3위는 싱가포르인데, 한국이 봉제와 전자조립에 투자가 집중되어 있다면, 일본은 인프라, 싱가포르는 부동산에 주로 투자하고 있다.

이곳 사람들은 우리 한국과 다른 듯 하면서도 비슷한 문화를 지니고 있다. 베트남사람들의 특징을 효(孝), 꽌해(人間關係), 몽고반점, 자존심 등으로 꼽고들 있는데, 이는 한국인들과 많은 공통점을 보여주는 것이다. 또한 베트남은 동남아 여러 국가들 중 한류가 가장 강한 나라라고 할 수 있는데, 이제 한류1.0과 2.0시대를 지나 3.0시대로 진입했다고 한다. 과거 한류가 한국의 일부 미남미녀 배우들이 중심이었다면, 그후 K-Pop으로 중심이 이동했고, 이제는 이들만이 아니라 의류, 메이크업 등으로 다양화 되고 있다고 한다. 이제 베트남에서도 예전만큼 애를 많이 낳지는 않지만 인구증가율이 아직 높은 편이며, 아이들 교육열이 매우 높은 편이라서 한달수입 $300-400에서 평균 $100 정도를 아이들 과외수업에 투자할 정도라고 한다. 아이들을 위한 안전한 브랜드 식품구매에도 관심이 높다고 한다.

호치민시티에도 고층아파트단지들이 많이 지어지는데, 대부분 고소득 내지 최소한 중간소득계층을 겨냥한 것이다. 초고층 고급아파트들의 가격은 1㎡당 $2,000을 넘어서기도 하나 $800~$1,500의 것들도 지어지는데 이것들도 대부분 중간소득계층 이상이 거주하고 있다. 전반적으로 주택공급이 주택의 수요(Demand)나 소요(Need)에 비해 매우 작다고 할 수 있는데, 고소득층 주거의 경우 미분양이 적지 않으나 중저소득층 주거들의 경우는 공급량이 제한적이어서인지 미분양이 매우 낮다고 한다. 대도시이므로 압축적인 토지이용을 위해 장차 아파트건설이 중요할 수밖에 없다고 보지만, 이곳 호치민시민들이 가장 좋아하는 주거 내지 건물은 가로에 면하여 좁은 대지에 줄지어 지어진 5-6층짜리 건물이다. 1층은 가게를 직접 하거나 세주고, 자기는 꼭대기 층에 살며, 나머지 층들은 주거로 세를 주는 것이다.

이곳은 언제 어디든 갈수 있다는 뜻인 ‘Anywhere, Anytime’으로 특징지어지는 오토바이 문화가 발달되어 크고 작은 도로변 어느 곳이든 장사도 잘되고 접근성도 좋다고 보면 된다. 호치민시티에는 이러한 건물들이 가로를 따라 끊임없이 계속된다. 이곳은 사회주의 국가로서 토지는 국가가 소유하지만 각 개인들은 토지사용권을 지니고 있고 매매할 수도 있다. 그러므로 토지소유권과 다를 게 뭐냐고 이야기하기도 한다.

‘한동대’ 출신들이 세운 종합건설그룹 NIBC가 설계·건설한, 호치민 중심에서 25km 떨어진 ‘빈둥’에 세워진 500유닛 아파트 건물 준공식에 참석했다. 이 지역에는 한국의 삼성과 포스코 계열 공장을 필두로 신발, 건축자재 등 다양한 공장들이 모여 있는데, 도심과는 약간 거리가 있어서 자가용 없는 이들은 도심과의 연계가 불편할 것이다. 무더운 기후에 오토바이를 타고 40분 이상 가기는 힘들다고 한다. 하지만 주변 거주자들도 있는 만큼, 절반은 분양으로 하고 절반은 ‘아파트호텔’이라는 이름의 장기투숙형호텔로 준공하였다. 토지는 이곳에서 공장하는 한국 분, 투자는 싱가포르회사가 했다고 한다.

호치민시티가 큰 계획아래 건설한 ‘푸미흥’지역은 베트남이라기보다 한국의 신도시나 미국의 교외도시 같아 보이는 곳으로, 가로가 넓고 백화점들도 크고, 국제학교가 있고, 고층아파트들이 즐비하고, 2-3층짜리 비싼 단독주택들이 들어찬 곳이다. 이곳에 한국인들이 많이 살고 한국가게들도 많다. 이 인근에도 NIBC가 설계·건설·분양한 아파트단지가 있다. 필자는 한동대 ‘UNITWIN 도시환경사업팀’의 리더로서 여러 개발도상국 도시들을 방문하고 있고, 이 아파트단지의 건설도 지켜보고 있었는데, 얼마 전 완공되어 주민들이 거주하고 있다.

NIBC는 베트남만이 아니라 인근 동남아에서 지난 7~8년간 사업을 진행해왔고 저소득층 및 저렴한 주택공급으로 이름을 알리고 있다. 푸미흥 인근의 아파트도 비교적 저렴한 가격으로 중간소득계층 입주를 지향하고 있는데, 날씨가 더우므로 야외에 수영장이 있고, 1층은 로비와 체육시설, 지하에는 승용차주차장, 2-3층은 오토바이주차장, 4층부터 17층까지는 아파트로 배당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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