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치러지고 고등학교 3학년 수험생 및 재수생이 평소에 연마한 학습 실력을 아낌없이 쏟아 부었다. 학생이나 학부모의 입장에서는 힘든 한 고비를 넘겼다.

하지만 지금부터 중요한 시기다. 수능이 끝나면 그동안 학업에 억눌렸던 강박에서 벗어나다 보니 크고 작은 청소년 사고가 발생한다. 특히 수능시험 종료 후 졸업까지는 3개월 이상의 일정이 기다리고 있기에 방과 후 유해환경업소 출입 등 탈선의 유혹에 흔들리게 된다.

경찰발표에 따르면 청소년 관련 사건사고가 급격히 증가하는 시점이 수능 이후라고 한다. 음주 및 흡연, 노래방출입 등 유흥비 마련을 위한 금품갈취, 성매매, 무단가출이 흔히 일어나는 시기라는 것이다.

보다 큰 문제는 이들의 행위가 성인들의 가치관과 행태를 그대로 복제한 흔적이 역력하다는 점이다. 달리 말해서 학생들의 행동은 기성 사회의 비뚤어진 가치관과 행태가 그대로 침윤되어 나타난 결과일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이 같은 현상은 인성교육에 문제가 있음을 보여준다.

우리 사회는 이 가면 쓰기에 익숙한 것 같지 않다. 이런 가면을 써야만 사회적 활동을 할 수 있다는 신뢰가 두텁지 못하다. 가면 뒤에 숨은 자신의 욕심을 은연중에 만족시킴으로써 자신을 드러내려고 하는 어설픈 연극배우가 너무도 많다. 그러다 보니 인성 교육이 제대로 될 리 없다. 욕망을 충족시킬 수단을 인간화시키는 것이 바로 인성 교육의 핵심이다.

인성 교육의 본질은 인간의 탈을 쓰도록 하는 것이 바로 인성 교육이다. 인성에 해당하는 영어는 퍼스널리티다. 이 단어의 기원은 페르소나(persona)다. 이 페르소나는 사회적 가면을 의미한다. 우리 모두는 이 가면을 쓰고 살아가야 한다. 누구나 동의하겠지만 이 가면 뒤에 숨어 있는 벌거벗은 인간은 얼마든지 사악한 일을 저지를 수 있고 그러고 싶을 것이다. 그러나 벌거벗은 욕망이 그대로 표출될 때 인간 사회는 그야말로 정글의 법칙이 지배하고 만다.

매년 되풀이되는 청소년의 비행과 탈선행위를 사전에 예방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선도 및 예방활동이 중요하다. 학교전담경찰을 비롯하여 전 경찰은 예방활동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교육당국과 일선학교들은 물론 각 가정의 학부모, 전문기관은 맞춤형 선도프로그램 등 적극적으로 작동해야 할 시기다. 학교 밖의 이탈 장소를 세심히 살피는 등 선제적 현장 활동을 통해 매년 반복되는 탈선행위 예방을 위한 효과적인 지혜를 모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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