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봉환 한국장애인고용공단 대구지사 인턴

1급 장애인이 주인공이었던 드라마 ‘여우각시별’이 지난달 26일 종영했다. 장애인에 대한 잘못된 정보 전달과 편견을 심어줄 수 있다는 논란이 있었고 시청자로부터 많은 지적을 받았다. 그러나 오늘 필자가 이야기하고 싶은 것은 드라마 속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겪는 같은 공간에서의 다른 경험에 대한 것이다.

드라마 ‘여우각시별’의 주요 배경은 세계 최고 공항 중 하나인 인천국제공항이다. 그렇다면 공항이라는 공간의 의미는 사람마다 어떻게 다를까? 캐리어를 들고 여행을 떠나는 설렘의 공간, 여객의 안전을 위한 책임의 공간, 직장으로서의 공간 등. 이처럼 같은 공간이라도 사람마다 다른 경험을 하게 된다.

‘여우각시별’의 여자 주인공인 한여름은 인천공항 여객서비스팀의 신입사원이다. 그녀에게 공항은 입사 초기 사고뭉치라는 낙인이 찍혀 이를 만회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공간이다. 업무 성과를 통해 인정받고 싶은 여느 신입사원과 다르지 않다.

반면 남자 주인공 이수연은 그렇지 않다. 성과를 내고 싶거나, 다른 사람들로부터 인정받고 싶지도 않다. 수연에게 공항의 의미는 무엇이었을까? 그에게 공항이란 그저 사람들 눈에 띄지 않고 평범하게 하루를 보내고 싶은 일터로서의 공간이다.

조종사의 꿈을 가졌던 수연은 고등학생 때 교통사고를 당해 보행보조기를 착용해서 근무하는 1급 장애인이다. ‘장애인임에도 불구하고 성과가 좋다’거나 ‘장애인이기 때문에 그럴 수도 있지.’ 등 모든 행위의 결과를 장애와 연관 짓는 상황을 원치 않는다. 이처럼 사람마다 같은 공간에서 겪는 경험이 다르다고 할 수 있는데 특히 장애인과 비장애인 간의 차이는 더 크다고 할 수 있다.

장애인과 비장애인 간 경험의 차이를 줄이고 장애인의 사회 참여를 위해 노력하는 기관이 있다. 바로 필자가 근무하고 있는 한국장애인고용공단으로서 ‘장애인고용촉진 및 직업재활법’ 제43조에 따라 지난 1990년 9월에 설립된 준정부기관이다.

장애인 취업상담부터 취업알선, 직업훈련을 통해 장애인들이 일할 기회를 제공하며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경험 차이를 줄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공단은 장애인이 직업을 통해 사회 참여를 촉진하고 기업에 장애인 고용을 장려하여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사업들을 진행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장애인의 고용 촉진과 고용 안정을 도모하기 위하여 직업 생활에 필요한 보조공학기 지원 사업이 있다.

그뿐만 아니라 장애인들이 개별시설물, 지역을 접근하고 이용하는 데 불편을 최소화하는 환경을 조성, 관리하는 BF(장애물 없는 생활환경) 인증 사업을 시행하고 있다. 이처럼 장애인고용공단은 장애인들에게 있어서 인생이 바뀔 수 있는 중요한 공간이 되는 셈이다.

오늘도 공단을 찾는 장애인들이 많다. 공단이 제공하는 서비스는 누군가의 삶에 중요한 전환점이 될 수 있다. 공단의 일원으로서 장애인의 사회 참여에 적극 기여할 것이고, 한국장애인고용공단이 앞으로도 장애인들에게 희망의 공간이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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