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스틸러스가 2018 KEB하나은행 K리그1을 4위로 마감했다.

지난 두 시즌간 연이어 상위 스플릿 진출에 실패하며 자존심을 구겼던 포항스틸러스는 올해 축구명가 부활을 통해 지진과 경제한파로 분위기가 침체된 포항지역에 기쁨과 즐거움을 주고, 활력소가 될 것을 다짐하며 가슴에 포스코 창립 50주년을 새기고 시즌에 임했다

금년도에 다짐했던 AFC챔피언스리그(ACL) 출전권 획득이라는 목표 달성의 가능성을 열어놓은 포항은 최순호감독을 비롯한 선수단뿐만 아니라 양흥열 사장 이하 사무국까지, 구단 구성원 전체가 혼연일체 ‘원팀’의 모습으로 위기를 극복해가며 축구명가의 모습을 되찾고 있다.

올 해 포항은 ‘우리는 포항이다!’ ‘We are Steelers!’ ‘가자 아시아로!’를 항상 외친다.

양흥열 사장은 시즌 내내 본인이 작성한 메시지를 구성원에게 직접 전달하며 자칫 안주하고 놓쳐 버릴 수도 있는 구단의 높은 목표와 방향성을 구성원에게 끊임없이 제시, 공유하고 수시로 되짚으며 격려하였다.

첫 경기부터 시즌 마지막 경기까지 경기가 끝날 때 마다 선수 한 명 한 명과 ‘카카오톡’으로 소통을 함으로써, 선수 및 스텝들의 정신무장을 시키고, 매주 월요일에는 포항의 모든 구성원에게 TGIM(Thank God, It’s Monday)메시지를 통해 ACL진출, 부상방지, 선수기량의 지속적 발전을 통한 성장 등 포항의 방향과 목표를 공유하였다. 이를 통해 구성원 모두가 각자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해주기를 독려하였다.

승패를 떠난 이러한 주기적이고 꾸준한 소통은 시즌 마지막까지 선수, 지도자, 프런트에게 강력한 동기부여를 일으킴은 물론, 하나가 되도록 이끌며 금년도 포항스틸러스가 4위를 달성한 원동력 중 하나가 되었다

최순호 감독은 부임 3년차에 접어들며 더욱 뚜렷한 자신만의 축구 색깔을 보여줬다.

최후방에서부터의 빌드업과 측면 자원의 활발한 침투를 강조한 최감독의 전술은 올 해 들어 확실히 자리를 잡기 시작했다.

재계약을 통해 계속해서 포항을 이끌게 된 최 감독의 빌드업 축구는 한국대표팀의 색깔을 바꾼 벤투 감독의 빌드업 축구와도 일맥상통하는 부분이다. 최순호 감독의 빌드업 축구의 선봉에 섰던 김승대와 이진현 선수는 벤투 감독의 부름을 받아 국가대표팀에 승선하기도 하였다.

내년에는 골 결정력 부분과 공수전환의 스피드를 잘 다듬는다면 더 좋은 경기력을 보여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평소 선수를 보듬어주는 최순호 감독의 아버지 리더십도 시즌 중반 위기 극복의 큰 힘이 되었다. 감독의 리더십에 호응해 선수들도 이를 악물고 뛰었다. 팀 내 최고참인 ‘원클럽맨’ 주장 김광석이 선수단의 중심을 잡아주는 가운데 모든 선수가 매 경기 최선을 다했다.

특히 ‘라인브레이커’ 김승대와 강현무는 최전방과 최후방에서 올 시즌 전 경기에 풀타임 출전하며 맹활약하였다. 강상우는 팀 사정에 따라 측면에서 좌우를 가리지 않고 헌신적인 플레이를 보여줬다. 외국인 선수로는 채프만이 뒤를 든든히 받쳐주며 안정감을 보였다.

이러한 선수들의 노력에 발맞춰 사무국은 주어진 여건속에서 최선을 다해 실질적으로 전력을 보강했다. 포항의 팀컬러에 잘 맞고 좋은 실력을 갖추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저평가를 받고 있었던 선수 영입에 집중한 여름 이적시장은 올 해 포항의 분위기 반전을 이끈 터닝포인트 였다.

오스트리아 빈에서 경험을 쌓은 이진현의 임대 복귀가 그 신호탄이었다. 중원과 측면의 구분 없이 2선 전체에서 활약할 수 있는 이진현은 포항 복귀 후의 활약을 바탕으로 2018 아시안 게임 금메달 획득, A대표팀 데뷔까지 이뤄냈다. 대표팀을 오가는 일정 속에서도 16경기에 출전하여 4득점 1도움을 기록, 포항의 상승세에 크게 기여하였다.

K3리그에서 K리그1에 극적으로 복귀한 ‘신데렐라’ 김지민도 빼놓을 수 없다. 2016 시즌을 끝으로 K리그2 부산을 떠나 내셔널리그 김해시청과 K3어드밴스의 경주시민축구단에서 선수 생활을 이어가던 김지민은 누구보다 강한 간절함을 몸소 증명해 보이고 있다. 올 시즌 하반기에 합류한 김지민은 프로 데뷔골을 포함해 16경기에 출전하며 4득점 1도움을 기록 하는 알토란 같은 활약을 펼쳤다.

FC서울에서 포항으로 합류한 이석현은 천군만마와 다름 없었다. 8월 15일 광복절에 펼쳐진 전북전에서 해트트릭을 기록하는 등 ‘석혀니스타’라는 별명답게 중원에서 포항 공격의 윤활유 역할을 했다. 이석현의 날카로운 패스는 김도형, 김지민, 이근호의 발끝에서 골로 이어졌다. 17경기에 출전하여 5득점 4도움을 기록한 이석현의 영입은 신의 한 수였다.

시즌 중반 중요한 고비처에서 풀백 공백을 메우고 측면 공격에 활기를 불어넣으며 2도움을 기록한 떼이세이라, 적극적인 침투와 과감한 슈팅으로 2골을 넣으며 공격에 활로를 연 ‘예비역 병장’ 김도형도 빼놓을 수 없다. 올 해는 규정상 경기에 뛸 수 없었지만 내년부터 필드에 모습을 드러낼 ‘바르셀로나 유스’ 장결희도 영입하며 내년을 더욱 기대하게 한다. 적재적소에 알짜배기 선수를 보강한 포항은 여름 이적시장을 기점으로 상승기류를 탔다.

리그 최종전이자 160번째 동해안더비였던 울산과의 경기를 끝으로 시즌을 마무리 지은 포항은 12월 8일 열리는 울산과 대구의 FA컵 결승전 최종 결과에 따라 ACL 진출 여부가 가려지게 된다

K리그1에서 3위를 차지한 울산이 FA컵을 우승하게 되어 FA컵 우승팀의 자격으로 ACL에 출전하게 된다면 K리그1 4위를 차지한 포항이 2019 ACL 플레이오프 출전권을 얻게 된다. 올 시즌 최선을 다해 진인사대천명(최선을 다하고 하늘의 뜻을 기다린다)의 자세를 갖춘 포항이 2016년 이후 3년만에 ACL무대에 복귀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저작권자 © 대경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