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철 사진작가

작은 돌 하나에도 우주의 전 과정이 새겨져 있다.
돌에 대한 사진작업을 하면서 느끼는 점은 돌은 늘 과묵하지만 한 사람의 마음이나 상상력과 같은 끝없이 생겨나는 언어와 같다는 생각이 든다.
또 이 작업은 마치 깊은 계곡을 탐험하는 탐험가의 시작이기도 하고 마냥 어렵다고 생각하고 외면하기엔 그 호기심에 애가 닳고 막상 시작하기엔 돌의 침묵에 겁이 난다.
흐르는 시간을 경계하듯 푸른 바다와 하늘을 배경으로 닳고 닳은 침묵으로 잠겨있고 자신의 정체성인양 거친 피부와 늘어진 곡선에서 나는 침묵의 소리를 듣는다.
그저 평범한 돌멩이 하나에도 지구라는 한 천체의 역사가 선명하며.
바위가 모래가 되고 모래는 흙이 되고 흙은 다시 퇴적되어 다시 바위가 되고….
바위는 영원히 변하지 않을 것처럼 보이지만 한시도 쉬지 않고 자기를 변화시킨다.
그냥 돌이 아니라 존재의 깨달음이라 생각하고 잠시 머문 이곳에서 가벼운 산책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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