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도로공사의 안전불감증이 만연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국토교통위 소속 박재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국토부와 한국도로공사로부터 받은 자료를 인용 “2015년부터 2017년까지 휴게소, 고속도로, 터널, 교량 등 도로공사가 시행중인 공사 현장에서 부실시공으로 적발된 사례가 총 78건”이라고 밝혔다.

지난달 19일 서울역에서 KTX 열차와 굴삭기가 충돌하는 사고 이후 8일 강릉선 KTX 탈선과 대구역 KTX 열차 고장까지 3주 동안 무려 10건의 사고가 발생했다. 코레일에 따르면 8일 오전 7시 35분쯤 강원 강릉시 운산동 일대 강릉선 철도에서 승객 198명을 태운 강릉발 서울행 806호 KTX 열차가 탈선했다. 이 사고로 열차 10량이 모두 선로를 이탈했고, 선로 작업자 윤모(44) 씨가 골절상을 입는 등 14명이 다쳤다.

또한 전차선 및 조가선(전차선이 처지지 않도록 수평을 잡아주는 선) 100여m가 단선되고, 레일 400여m가 굴곡되는 등의 피해가 났고, 또 전철주와 급전선, 철로 침목 340정도 파손됐다. 사고로 강릉선 진부역∼강릉역 운행이 사흘 가까이 중단되면서 이용객들이 극심한 불편을 겪었다.

앞서 같은 날 오전 6시 49분쯤에는 서울로 향하던 KTX 제286열차가 대구역을 통과하던 도중 선로에 30분가량 멈춰서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고 열차는 응급조치 후 자력으로 이동해 오전 7시 20분께 목적지 반대 방향의 동대구역 승강장에 도착했다. 이 때문에 승객 75명이 뒤따르던 다른 KTX 열차로 갈아타야 했다.

강릉선 탈선 사고는 남강릉분기점 선로전환기 전환상태를 표시해 주는 회선 연결이 잘못돼 신호시스템 오류가 난 것이 원인으로 추정된다. 국토부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들은 육안으로 사고지점을 둘러본 뒤 이같이 진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코레일 열차 사고 및 차량 고장, 시설물 장애 등으로 인한 운행 지연 건수는 매년 증가세다. 2015년부터 올해 9월까지 종착역 기준 16분 이상 지연된 열차는 6천844건에 이르며, 전체 지연시간은 2천757시간으로 조사됐다. 하루 평균 5건 이상 열차 운행이 지연되는 셈이다.

특히 KTX의 열차 지연 건수는 2015년 85건, 2016년 124건, 2017년 223건으로 갈수록 늘고 있다. 9일 사고 현장을 찾은 국토부장관은 "근본적인 원인을 진단하고, 응분의 책임을 지고, 다시는 이러한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조치할 것"이라고 밝혔다.

‘안전 불감증’은 끔찍한 대형 철도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KTX는 혁신적인 개혁을 통한 내부 기강을 바로 세우고, 이런 일이 다시는 반복되지 않도록 철저한 관리 대책을 세워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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