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근아 한국건강관리협회 대구지부 건강검진센터 진료과장

레이노병의 발병은 20대 젊은 나이에도 드물지 않으며 젊어서 발병하면 더 긴 경과를 밟는다. 남자는 더 늦게 발병하는 경향이 있으며 환자의 20~30%는 가족력이 있다. 일반적으로 추운 기후, 정신적 스트레스, 여성, 가족력, 결체 조직과 같은 동반 질환이 있는 경우, 나이의 증가, 마른 체형, 동반된 심질환 등이 위험요인이다. 특히 흡연은 매우 중요한 선행요인이자 악화요인이다.손가락이 추위에 노출되면 손가락이나 발가락 끝이 창백하게 변했다가 ‘파란색’으로 바뀐다. 회복단계에 접어들면 다시 ‘붉은색’으로 바뀌었다가 원래 피부색으로 돌아온다. 처음에는 한두 개 손가락 끝에 나타나지만, 차츰 양손 전체로 번져간다.

일부에서는 손가락 증상 없이 발가락에서만 나타나거나 증상이 코끝과 귀를 침범하기도 한다.일차성 레이노병은 약물 치료에 잘 반응해서 예후가 매우 좋다. 드물지만 심한 경우 손가락 끝이 검게 변하는 조직괴사 증상을 보이기도 하고, 편두통이나 원인미상의 흉통을 경험하는 경우가 있기는 하지만 사망하는 경우는 없다. 일차성 레이노병을 가진 환자를 10년간 추적 관찰한 결과 38%는 그대로였고 36%는 더 좋아졌으며 16%는 더 나빠졌고, 10%에서는 없어졌다. 이차성 레이노 현상과 관련된 예후는 원인 질환의 예후에 따라 다르다. 드물게는 아주 경미한 기후 변화로도 발작이 유발될 정도로 악화될 수 있는데 이때 손가락이나 발가락에 경피증과 약간의 괴저 부위가 관찰된다. 환자는 심한 통증, 운동 제한, 원위부 관절의 이차성 고정으로 상당히 어려움을 겪기도 한다.

레이노병으로 진단되면 전문 약물치료로 증세를 많이 호전시킬 수 있다. 약국에서 파는 일반적인 혈액순환용제의 효과는 불확실하므로 반드시 전문의의 처방을 받을 것을 권한다. 평상시 손발 뿐 아니라 몸 전체를 따뜻하게 하기 위해 보온에 신경 써야 한다. 두꺼운 옷 한 벌보다는 얇은 옷을 여러 겹 입는 것이 낫다. 외출할 때는 반드시 손발을 따뜻하게 보온할 수 있는 장갑이나 두터운 양말, 부츠 등을 착용하도록 한다. 장갑을 끼는 것을 잊지 않기 위해서 현관문 앞에 여분의 장갑을 두는 것이 좋다. 거리를 걸을 때에는 햇빛이 비치는 쪽으로 걷도록 한다. 집은 언제나 따뜻하게 보온이 되어야 한다. 세수나 설거지 등을 할 때에는 찬물을 사용하지 말고 따뜻한 물을 사용하도록 한다. 집에서 쉽게 할 수 있는 반신욕, 족욕 등도 혈액순환을 원활히 하는데 도움이 된다.

손을 담갔을 때 너무 뜨겁지 않은 38~40℃ 온도로 자주 목욕을 하거나 목욕이 어렵다면 매일 뜨거운 물에 손발을 담가 혈액순환을 원활히 해주면 좋다. 근력운동이나 심폐운동을 통해 근육량과 심폐기능을 키우면 기초대사량이 늘어 체온이 상승한다. 담배는 반드시 끊어야 하며 손발이 꽉 조이는 의류는 피하고 스트레스를 잘 관리하는 것도 중요하다. 규칙적으로 균형 잡힌 식사를 하고 특히, 동맥경화를 일으킬 수 있는 고지방의 음식은 많이 먹지 않으며, 불포화지방산을 함유하고 있는 어류나 식물성 지방을 주로 섭취하도록 한다. 10% 정도에서는 나이가 들면서 저절로 좋아지는 경우도 있으니 완치에 대한 기대감을 버릴 필요는 없고 긍정적인 자세로 느긋하게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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