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상 포항본사 폐쇄, 껍데기 '사업자등록'만 남아

전 임원 등 분식회계 등으로 경찰 고소
직원 고용승계 불가, 직원 밀린 월급 이달 말까지 해결 밝혀
강신빈 경영총괄부사장, “철수 아냐, 내년 3월께 운행재개”

포항지역을 거점으로 만든 에어포항이 포항 철수논란과 함께 분식회계의혹까지 불거져 파문이 커지고 있다.

에어포항은 사실상 포항 철수를 결정한 것으로 보이며, 여기에다 36억 분식회계 의혹이 새롭게 불거져 이전 임원 등이 경찰에 고소를 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에어포항 강신빈 경영총괄부사장은 13일 포항 본사에서 기자들과 간담회 자리에서 “에어포항은 지난 7월 경영상 어려움에 접어들었다”며 “ 전 임원 등이 항공사 자본잠식에 따른 등록취소를 면피할 목적으로 36억 분식회계를 저질렀다”고 폭로했다.

또 그는 “전 임원 등을 상대로 분식회계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고 밝혀 전 임원 등과 법정싸움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강신빈 총괄부사장은 이 자리에서 현 본사 사무실은 폐쇄하고 포항공항 사무실 그대로 운영하되 사업자등록은 포항에 남길 뜻도 밝혔다.

강 부사장은 에어포항이 정상화되더라도 비행 거점에 대해서 3000km 이내는 김포에, 3000km 이상 장거리 국제선 비행은 김해공항에 각각 두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컨트롤 타워 역할을 하는 본사 기능은 서울 사무실로 이전돼 사실상 에어포항의 모든 기능은 포항을 떠났다는 해석이다.

강 부사장은 이날 포항을 떠난다는 ‘먹튀’ 논란에 대해 “회사가 포항에 있느냐, 서울에 있느냐가 중요한 게 아니다”며 “법인등기는 그대로 유지하고 업무는 서울에서 본다. 포항을 떠나지 않는다”고 밝혔다. 하지만 에어포항이 그동안 지역에서 일자리 창출 등 고용효과를 감안할 때 서울로 본사 기능이 이전되면 이러한 기능은 전혀 기대할 수 없게 돼 지역에는 빈껍데기만 남는다는 지적이다.

강 부사장은 또 직원문제에 대해서는 인수 당시 승계하겠다는 약속을 한 적이 없다며 전 임원진이 마음대로 계약을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밀린 직원 급여에 대해서는 이달 말까지 순차적으로 해결하겠다고 밝혔다. 전 임원과 구상금 관련 소송문제를 언급하면서 급여문제 해결이 예상보다 길어질 수 있음을 시사해 반발이 예상된다. 이 문제로 직원 상당수가 노동청에 사측을 고발한 상태로 알려졌다.

에어포항은 앞으로 에어버스 737-700(133인승), 737-800(189인승) 기종 6대를 도입, 50인승으로 개조해 운항하겠다는 계획이다. 좌석을 모두 비즈니스석으로 만들어 이코노믹석으로 영업하겠다는 획기적인 안을 제시했다. 이를 위해 개조에 따른 특허출원을 마쳤다고 밝혔다.

이 같은 과정에는 1~2개월이 더 소요돼 실제로 정상 운항을 하기까지는 내년 중순이 돼야 가능할 것이란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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