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안둘레길 1코스_연오랑세오녀테마공원

모처럼 해거름까지의 여유가 생겨 해안둘레길 1코스에 있는 연오랑세오녀테마공원을 거니는 호사를 누린다. 영일만 앞 바다의 거침없는 시야는 여유를 더하고 초겨울 휴일의 늦은 시간 한적한 길에서의 발걸음은 신라시대 귀족의 걸음인양 유유하고 호기롭기까지 하다.

나루쉼터의 뱃머리 전망대에 올라 묵은 티끌 털어내듯 심호흡을 하고, 내려오는 길에 자리 잡은 철예술뜰에서는 차갑고 무겁고 날카롭다는 편견을 깨고 넉넉히 묻어나는 따뜻하고 가벼움의 부드러움을 한껏 느낀다. 걸음을 돌려 신라마을로 향하니 소담한 정겨움은 고향마을의 정취와 연오랑세오녀의 설화가 고스란히 느껴져 한참을 머물며 서성이게 된다.

전망쉼터 초입의 계단을 내려오니 갈림길이다. 결정해야한다는 생각에 유유자적했던 발걸음이 주춤한다. 갈등과 혼돈이 습관처럼 내 몫이 되어버렸다. 몸이 움츠려진다. 마음이 조급해진다. 해거름까지 남은 시간이 얼마인지 시계를 들여다본다.

이렇듯 여유로움의 시간에서 까지도 선택은 필수 조건이 되어버렸다. 습관처럼 고민하고 갈등하고 선택해야하는 것이 인생이다. 우리는 갈림길을 마주하면 때론 거침없이 선택하고 그 방향으로 나아가기도 하고 때론 갈림길 앞에서 한참을 고민하기도 한다. 가끔은 뒤돌아 갔다가 다시 돌아와 그 갈림길 앞에 또 다시 서있기도 한다. 삶은 당연하다는 듯 선택을 강요하고 우리는 가보지 않은 길에 대한 선택을 해야만 한다. 삶의 강요 앞에 갈등하고 고민하며 선택해야하는 갈림길 앞에서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갈등하고 고민하여 선택하는 것은 중요하다. 잘못된 선택보다 더 안 좋은 것은 선택하지 않는 것이며, 신중한 고민 끝에 결정하고 그 길로 나아갈 때는 주저함 없이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 그리고 선택은 다짐과 결심이 충분히 동반되어야한다.

연오랑세오녀테마공원의 갈림길에는 갈등하고 고민하여 결정하고 다짐할 수 있는 전망쉼터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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