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대책위, 시공사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 방침 / 곳곳 누수 균열 샤시 불량... 일부 계약해지 요구 / 시공사 사태 파악도 못해 입주자들 분통 / 설계도면 공개 요구에 응답 안해... 행정심판 청구

▲ 우방아이유쉘 내부 균열 장면.

포항 우현 우방아파트가 부실시공논란과 함께 법정싸움으로 비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어 파문이 일고 있다.

포항 우현 우방아파트 입주자들은 이 아파트 부실시공 주장과 함께 계약해지를 요구하고 나섰다. 입주 브로커 등 모욕적인 허위사실 유포 행위에 대해서는 명예훼손 혐의로 사법당국에 고소할 방침도 밝혔다.

이 아파트 입주자로 구성된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 A씨(여)는 “아파트 분양이 처음이다. 아파트 분양을 받을 때 다 짓고 난 뒤 분양을 받으라는 말이 있다. 이는 분양원가를 확인한 뒤 분양받으라는 이야기다”면서 “처음엔 이런 말이 무슨 말인지 몰랐지만, 이번에 입주하고 보니 무슨 뜻인지 알았다”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새로 지은 아파트 주차장에 누수가 있다. 심하게 균열이 간 세대도 있고, 옥상도 균열이 간 상태로 아파트 곳곳에 누수 우려가 있다. 창문은 온몸으로 힘을 써도 움직이지 않는다. 실외기는 A타입과 B타입을 선택해서 계약했고 A타입은 실외기 선을 설치 시 벽을 뚫고 나와야 가능하다. B타입은 실내 실외기 공간에 들어가지도 않아 집안에 방치되고 있다”고 토로했다.

또 그는 “창문 샤시 부품은 모델하우스에서 알았던 정품과는 다른 제품이 사용됐다”며 “값이 싼 제품을 사용한 것으로 추정된다. 그래서 분양원가를 공개해야 한다는 이유를 이제 알았다”고 말을 이어갔다.

그는 “사정이 이러한데도 시행사 입주지원센터 사전점검 때 창문은 문이 잘 열리지 않는 빡빡한 창이 좋다는 괴변을 센터 관계자에게 들었다. 또 옥상과 지하 주차장은 당시 문을 잠궈 놨기 때문에 확인할 수 없었다”며 “최근 한 입주자가 누수 등 부실시공 여부를 확인한 증거를 갖고 확보해 가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는 시행사가 입주자들에게 아파트 부실시공을 은폐하려는 시도로 보는 시각이 비대위 안에서 일고 있다.

비대위 측 한 관계자는 이 같은 부실시공 문제를 해결해 달라는 목소리를 내자, 주위로 부터 ‘정신이 나간 사람’, ‘집값 떨어지게 한다’는 등 주위로부터 온갖 수모를 겪어 왔다며 분노했다.

그는 또 “비대위를 일컬어 ‘입주 브로커’라는 신조어를 누군가 만들어 명예를 훼손하고 있다”며 “이러한 말을 지어내 입주자들의 당연한 권리를 찾지 못하게 하는 목소리를 발본색원해 조만간 법적대응을 하겠다”고 시사했다.

최근 이 아파트 주변에는 ‘주의바랍니다. 사전점검 빙자해 입주 브로커들이 허위정보 유포 및 개인정보를 수집하고 있다’는 현수막이 내걸렸다. 문구 가운데 사전점검과 허위정보는 부실시공 개선을 요구하는 비대위 측 목소리를 내포하고 있어 이들의 명예를 심각하게 훼손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또 모 언론에서 이 아파트 부실시공 관련보도가 지난달 나간 적이 있었고, 이에 대한 여론을 무마하기 위해 해당 기자를 비방하는 조직적인 움직임이 있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최근 비대위 측은 하자보수를 요구하기 위해 시행사 H업체 본사가 있는 대구에 찾아 갔으나 해당 주소지에는 잡동사니로 가득 찬 컨테이너만 있고 사무실이 없는 유령회사뿐이었다고 털어놨다.

시행사 H업체는 이 아파트 분양자와 시스템에어컨 설치공사 계약에서 H업체 자신들의 명의로 계약을 해놓고 다른 업체 전화번호를 계약서에 기재하는 등 허위계약 논란도 일고 있다.

비대위 측 관계자는 “곳곳에 누수와 세대마다 하자가 있고, 옆집 현관 벨소리가 내 집처럼 들린다”며 “방음도 제대로 되지 않는 마당에 설계도면을 보고 어디서 잘못됐는지 살펴볼 권리가 있는데도 지자체는 우리의 요구에 응하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시공사인 우방 관계자는 비대위 측 부실시공 주장에 대해 “이러한 내용은 처음 듣는다”며 “현장 조사를 펼쳐 입주민들과 논의해 하자가 있으면 보수할 방침”이라고 답변했다.

포항시 관계자는 “설계도면 공개는 해당 아파트에 대한 지적재산권이 걸려있는 만큼 도면 일체를 공개하는 것은 어렵다”며 “일부에 한해 원본 파일이 아닌 대체 파일로 공개할 수 있다”고 밝혔다.

비대위 측은 설계도면 원본 일체 공개를 요구하는 행정심판을 현재 진행 중이며, 이들은 아파트 계약 해지를 요구하고 있다.

우현 우방아파트는 오는 27일 준공허가와 내년 1월 입주를 앞두고 있다. 하지만 입주민들 사이에서 부실시공 의혹과 함께 계약 해지를 주장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어 준공허가를 받을 수 있을지 이 아파트 입주자들의 관심이 여기에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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