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5일 스즈키 아시안 컵 축구대회에서 박항서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 국가대표팀이 결승전에서 말레이시아를 1 대 0 으로 누르고 우승을 하자 베트남 전체가 환영의 물결을 이루었다고 한다.

한국에서 히딩크 감독이 이끌던 국가대표팀의 부감독으로 올림픽에서 우리나라를 4강에 오르게 한 이후 국내 프로축구의 감독을 했다. 국내 축구계에서 크게 대접 받지 못하자, 베트남 국가대표팀 감독으로 갔다.

그의 뚝심은 어느 누구도 따르지 못할 만큼 대단했다. 철저한 기본 훈련과 끈기로 선수들과 한마음으로 팀워크를 이루어 하노이의 미딘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아세안축구연맹(AFF) 스즈키컵 결승 2차전에서 말레이시아에 우승컵을 안겼다.

박 감독의 밝은 모습과 뚝심은 경상도 사나이의 기질을 보여주었다. 남자답다. 그리고 지도자답다. 굽히지 않는 그의 강직한 뚝심에 대한민국 국민이면 누구나 찬사를 보낼 것이다. 이것이 애국이요, 외교다. 나라 밖에서 한 부문에 최고가 된다는 것, 특히 외국에 나가서 국위를 크게 떨친 사람은 영웅이다.

세모의 겨울하늘은 춥기만 한데, 월남에서 날아온 기쁜 소식에 국민들의 마음이 즐겁다. 그리고 스즈키컵 우승이후 박항서 감독의 발언이 주목을 받고 있다. 박 감독은 결승전을 하루 앞둔 지난 14일 유튜브 채널 '꽁병지TV'에 출연해 결승전을 앞둔 심경을 밝혔다. 꽁병지TV는 전 국가대표 김병지와 송종국, 야구선수 박명환 등을 중심으로 운영 중인 유튜브 채널이다.

박 감독은 “저 야구선수(박명환)도 얼마나 유명했었나. 그 시기가 지나고 나면 다 지나가는 거야. 인기에 연연할 필요가 없다”며 “어느 날 아침에 연기처럼 사라지는 게 인기다. 평범한 삶이 가장 행복하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11일 말레이시아 8만 관중 앞에서 치러진 결승 1차전(2대 2 무승부)에 대해서 “(관중들 함성에) 나도 주눅이 들던데 어린 선수들이 어땠겠느냐”고 선수들에 대한 애정 어린 마음을 표현했다.

박 감독은 경기가 끝날 때까지 시종일관 선수들에게 흥분하지 말고 침착하라는 메시지를 전달하며 방심은 금물이라는 무언의 행동을 선수들에게 보여주었다.

자기가 가진 우월감만 믿고 돌발적인 행동을 하는 사람이 간혹 있다. 하지만 박 감독은 자신을 낮추고 겸손한 태도를 보였다. 미련한 듯 보이지만 뚝심과 인내로 버티는 사람을 제 아무리 큰 힘을 가진 상대라도 도저히 당해낼 수 없다는 진리를 보여준 것이다.

스즈키컵 우승에서 보여준 인내와 그의 발언에서 국민 모두가 겸손을 배우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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