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정욱 건강증진의원장

통증은 그 원인이 되는 손상이나 염증 등의 강도에 따라 결정될 수 있으나 그 외에도 몸의 전반적인 상태, 개인별 통증에 대한 허용치의 차이, 감정, 사회적인 상황, 개인의 성격 등 무수히 많은 다른 요인들도 작용하게 된다. 사람이 많은 곳에서 우스꽝스럽게 넘어지면 당시에는 별로 통증을 느끼지 못하고 그 상황을 허둥지둥 벗어난 다음에 비로소 통증을 심하게 느끼는 경험을 해본 경우가 있을 것이다.

이렇게 통증은 그 원인의 강도와 일치하지 않는 경우가 많이 있고 심지어 만성 통증의 경우 이미 원인이 되는 손상이나 염증은 사라진 이후에도 통증에 대한 민감도가 높아져 더 이상 통증을 일으킬 원인이 없어진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통증을 느끼는 상태가 될 수도 있다.

다시 추위로 돌아가 보자. 우리가 의식하지는 않지만 우리 몸은 항상 일정한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는데 갑자기 외부의 기온이 이렇게 급격하게 변하는 것은 큰 스트레스이다. 이 스트레스를 이겨내고 몸의 상태를 일정하게 유지하기 위한 노력은 배가 되나 결국 유지하지 못해 여러 문제가 일어나는 경우가 많다.

이로 인해 감기 같은 병도 잘 걸릴 수 있고 자가면역 질환의 악화도 초래할 수 있다. 통증을 더 심하게 느끼게 되는 것도 그러한 문제 중 하나이고 같은 정도의 자극에 대해서도 더 민감하고 더 심하게 통증을 느낄 수 있어 관절염 자체의 상태에는 큰 변화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더 심한 통증을 느끼게 될 수 있는 것이다.

실제 추위에 의해 관절염 통증이 악화될 수도 있다. 통증을 느끼는 것은 우리 몸에 분포해 있는 신경인데, 추워지면 우리 몸 조직들이 열을 뺏기지 않기 위해 수축하게 되는데 이 과정에서 신경의 자극이 일어나 통증을 느끼게 될 수 있다. 관절염 자체의 상태에는 큰 변화가 없음에도 통증은 더 심하게 느낄 수 있는 것이다. 그렇다고 사계절 변화가 없는 기후가 있는 곳으로 이주해 살 수도 없는 것이고, 마음을 추스르고 이겨내자고 마음먹는다고 해결할 수 있는 문제도 아니다. 가장 우선적으로 해볼 수 있는 것은 다른 여러 일과 마찬가지로 원인을 제거하는 것임은 분명하다.

따라서 외부 온도 변화에 따라 두껍지 않고 가벼운 옷을 여러 겹 입어 몸의 온도를 일정하게 유지하기 위한 노력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환절기 때 일교차가 심한 것이 몸에 큰 스트레스가 될 수 있으므로 이때 아침, 점심, 저녁 온도에 따라 옷을 적절하게 더 입고 덜 입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 또한 아침에 첫 활동을 시작할 시기나, 활동을 멈췄다가 시작할 때 가벼운 스트레칭 운동 등을 통해 체온을 올리고 활동을 하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다. 춥다고 웅크리고 움직이지 않는다면 몸의 온도는 더 떨어질 수 있어 우리 몸에 더 큰 스트레스를 줄 수 있으므로 적절한 활동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추워진 날씨에 통증을 호소하는 관절염 환자가 많아지고 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 약물치료 보다는 비약물적 치료를 우선적으로 고려해야하고 이를 위해 변화하는 환경에 적극적으로 대처하여 내 몸의 상태를 일정하게 유지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특히 추워졌다고 움츠리지 말고 적절한 활동과 운동을 유지하며 몸 상태가 일정하게 유지될 수 있도록 하여야 하며 이 과정에서 여유를 가지고 서서히 충분한 준비운동을 통해 다치지 않고 건강하게 환절기 추위를 이겨내는 노력을 지속하여야 하겠다.
저작권자 © 대경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