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흥태 사진작가

‘블루로드’ 아름다운 길입니다. 깊은 푸른 바다가 끝없이 펼쳐지는 넓은 수평선은 길을 걸을 때마다 늘 눈에 들어옵니다. 소나무 숲길은 관광객 발자국으로 어지럽습니다. 그들이 걸었던 군화 발걸음은 바위와 시멘트 길에 남아있습니다. 높고 낮게 길은 아찔한 낭떠러지로 이어지고 또 이어집니다. 가벼운 차림으로 작은 카메라를 가지고 걸어도 숨이 찹니다. 얼어붙고 눈 쌓인 길이 되었을 때는 찾아 갈 엄두를 내지 못했습니다.
질곡에 절망할 때 걷는 이 길은 생사를 유혹했을 길이라 생각합니다. 눈이 가는 바위, 소나무 모습에서 자신들을 투영했으리라 생각됩니다.
아름다운 풍경 속에 숨어있는 진실의 단면을 들춰내는 것이 사진가의 숙명입니다.
블루로드는 우리가 기억해야 할 지난한 역사의 일부분인 분단풍경 입니다.
그들이 밤과 낮으로 걸었던 풍경을 소환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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