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철 사진작가

겨울바다는 덤덤하고 머무는 것만 인연인줄 알았던 내가 오늘은 스치는 바람조차도
인연임을 깨닫는다.
그래서인지 하늘은 너무나 투명하여 마치 살풍경을 보는듯 하지만 오히려 놀랍고도
숭고한 아름다움을 목도한다.
산책자는 주변을 둘러보다 놀랍게 바위돌 하나를 발견한다.
이 돌은 어디서 왔는고...?
마주보는 떨림의 눈 맞춤으로 주위를 둘러보지만 이 돌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는 듯
사암 바위 군을 이루고 있는 주변 환경과는 너무나 다른 암질의 바위 돌이다.
우연이 필연인 듯 가슴을 또 한번 설레이게 하며 나는 온몸의 감각을 열어 있는 그대로의
너를 받아들인다.
다시 만날 것을 약속하지 않지만 산책자는 한번 의 만남으로도 잊혀 지지 않을 신비로움을
알아차리며 몇 장의 사진을 찍고 돌아서지만
잊혀 지지 않을 것 같은 그 느낌이 지워지기 전에
또 한번 마주하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카메라는 나를 둘러싼 모든 것에 이유를 부여하는 도구다”
1894~1985 헝가리출신 미국의 사진가 앙드레 케르테츠의 말이다.
오늘 이 한 장의 사진으로 그의 말에 의미를 부여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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