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종익 약사중학교 교사·부산대 경제학 박사수료

희망찬 기해년 새해가 밝았다. 개개인은 새해에 참 소망을 가지고 살아간다.

가수 핑클은 노래와 춤 등으로 우리를 즐겁게 해준다. 핑클은 생산 활동을 가수라는 직업으로 한다. 한번 무대에 오를 때 최선을 다하여 노래와 춤을 추면서 자신들의 진면모를 유감없이 발휘한다. 우리 인생도 한번뿐임으로 경제학의 생산함수(production function)처럼 지극정성을 들여 사랑하고 배려하며 생활해야 한다.

어느 해 가을 학기 경제학 원론을 강의할 때의 일이다. 생산자 선택의 이론에서 기업과 생산함수를 강의하는 시간에 U대학 어느 여학생으로부터 나는 아주 쇼킹한 대답을 듣게 되었다. 그 이후로 나는 언제나 그 단원을 강의할 때는 핑클을 외치며 신명나게 강의를 한다. 그 생산함수가 바로 핑클인 것이다.

이효리 신드롬을 몰고 올 정도로 우리 사회를 발칵 뒤집어 놓을 만한 섹시하고 아름다운 가수 이효리. 가수 핑클은 이효리를 비롯하여, 옥주현, 이진, 성유리 4명의 여성 4인조 그룹이다. NOW라는 노래를 멋들어지게 부르면서 섹시함과 아름다움을 가졌다. 늘씬한 옥주현의 키와 각자 개성의 끼는 뭇 남성들을 매혹시키기에 조금의 손색도 없었다. 가수 핑클은 노래와 춤으로 서비스를 생산하는 대중 스타이다. 핑클이 무대에서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출 때는 자기들이 가지고 있는 역량을 마음껏 발휘한다. 이때 경제학에서 말하는 토지, 자본, 노동이라는 생산요소를 최적화 시켜서 노래를 생산한다.

생산함수란 일정기간 동안에 생산과정에서 투입하는 여러 가지 생산 요소의 수량과 그 결합으로부터 얻을 수 있는 최대 산출량과의 기술적 관계를 나타내는 것이다. 소비자가 소비할 때 각자의 선호에 따라 만족 수준이 달라지듯이 기업이 생산할 때 생산기술에 따라 생산량이 달라진다. 기업은 현재까지 알려진 생산기술 가운데 가장 우수한 생산요소기술을 사용하고자 한다. 이를 경제학에서 생산함수(production function)로 표시한다.

그 여대생이 내가 칠판에 쓴 다음의 일반식을 보고 번득이는 기지와 재치로 핑클이라고 한 것이다. 매기 당 생산물의 수량을 Q라하고, 매기 당 노동, 자본, 토지의 투입량을 각각 N, K, L로 표시하여 생산 함수를 나타내면 다음과 같다. Q=F(N,K,L)이라는 일반식을 보고 그 여대생은 주저 없이 핑클이라고 큰 소리로 당당하게 외쳤다.

아마 앞의 괄호를 내가 곧게 세워 칠판에 판서를 했던 모양이다. 즉, 앞쪽의 괄호를 영문자 'I' 글자로 읽어내는 기지를 발휘한 것이다. 정말로 강의를 하면서 학생에게 한수 배운 나로서는 칭찬의 화답으로 그렇다고 하면서 열변을 토한 적이 있다. 그렇다. 그 당시 인기 4인조 여성그룹은 한창 활발하게 활동을 하던 때라 그 강의는 재미있고 생산함수를 이해시키는데 안성맞춤이었다.

핑클은 가수이고 노래와 춤으로 시청자나 관람객에게 즐거움을 주는 서비스를 생산한다. 그 노래와 춤은 소비자들에게 만족을 주기위해 생산요소를 최적화시켜 최고의 고객만족을 시키는 것이다. 소비자에게 최고의 효용을 주는 것이다.

아마도 그 강의를 들은 학생들은 이제 사회에서 생산함수(핑클)를 생각하면서, 생산 현장에서 최대산출량을 생산하기 위해 마음껏 자기의 역량을 발휘 할 것이라 여겨진다. 세상이 아무리 힘들고 지칠지라도 핑클을 외치는 그런 당당한 시민이 있는 한 우리 사회는 밝고 희망과 소망이 있음을 확신해본다. 경제적 이익에만 해당되는 말은 아니다.

2019년 기해년에는 모든 분들이 인간의 근본을 알고 잘 살아갔으면 한다. 환경이 아무리 힘들어도 인생은 살만한 가치가 있음을 알고 살아가자. 인간의 본질을 이해하고 거기에 알맞은 삶을 영위한다면 올 한해는 즐겁고 행복한 한해가 될 줄 믿는다. 사람이 먼저다. 서로 사랑하고 섬기고 배려하면서 살아가자. 교만과 권력으로 갑질하지 말고 다른 사람을 나보다 낫다는 마음으로 대하여 주자. 인간이 아름다운 세상이 되었으면 한다.

남아프리카의 수렵과 채취로 생활하는 '바벰바'라는 부족이 있다. 이 부족의 구성원이 잘못한 일이 있다면 처벌하기 보다는 마을 광장에 세워두고 그 사람의 선행과 장점을 한 가지 씩 칭찬릴레이를 한다고 한다. 우리도 이런 세상을 새해엔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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