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업변화 위한 부단한 모색과 시도…독서 기반 토론·과목 간 융합에 주력

▲ 학생오케스트라 및 사물놀이 연주 등의 예술교육 활성화로 학생들의 재능을 키워내고 있다.
도전과 시행착오 없이 성장을 기대할 수 없다. 포항동성고등학교(학교법인 공산교육재단)는 경북 포항시 남구 동해면 도구리의 농어촌 마을 속에 자리 잡은 학교다.

100년 이상 된 소나무들이 숲을 이뤄 학교를 둘러싸고 있고, 교정은 오랜 시간 공을 들여 가꾼 각종 나무와 꽃들이 큰 정원을 이뤄 평안한 풍경을 만들어내고 있었다.

하지만 수업의 변화를 위해 끊임없이 새로운 방법을 모색하고 다채로운 프로그램들을 시도하는 교육활동에서는 치열함이 느껴졌다. 진학지도를 위한 특정 프로그램이 아니라 그것을 더 잘 운영하고자 자발적으로 노력하는 교사와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학생들에 의해 성공 여부가 판가름 난다는 사실을 확인시켜 주고 있다.

▲‘천하육영’의 건학이념 통해 경북의 우수고로 도약
공산교육재단(이사장 이중우 공학박사)은 ‘천하육영(天下育英)’의 건학이념 아래 지역과 국가를 넘어 세계무대에서 활약 할 도전정신과 열정을 품은 인재를 키워내겠다는 일념으로 학생들이 보다 나은 환경에서 공부할 수 있도록 최고의 교육 인프라를 구축하고자 부단한 노력을 기울여 신흥 명문으로의 도약을 이끌었다.

전국 100대 교육과정 최우수 학교, 교과교실제 우수학교, 창의경영학교 우수학교, 학력우수 및 학력향상교 2년 연속 지정 등은 그간의 분투를 엿보게 하는 성과들이다.

2018학년도 대학입시에서는 서울대 3명·고려대 7명·연세대 2명을 포함해 서울 주요 대학 60여 명, 카이스트·포스텍 3명, 공군사관학교 1명, 의예·한의예·수의예과 6명 등이 합격하는 쾌거를 이뤄냈다.

2019학년도 대학입시에서도 서울대 2명·고려대 5명·연세대 3명·이화여대 1명·성균관대 1명·서강대 2명·한양대 5명과 카이스트 2명·포스텍 1명·유니스트·교대 7명 등 수도권 명문대학과 지방국립학교에 다수 합격 하면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2013년도에는 수능 만점자를 배출해 유명세를 탄 이래 매년 두각을 나타내며 입시 명문고로 자리매김 하고 있다.

▲‘지덕체기’, 특색 프로그램과 자기주도 학습의 조화
포항동성고의 교육활동은 교육목표로 제시한 ‘지덕체기를 고루 갖춘 창의적 인재’에 초점을 맞춰 이뤄지는 지(智)를 위한 창의교육, 덕(德)을 위한 인성교육, 체(體)를 위한 심신단련, 기(技)를 위한 영재교육으로 집약된다.

월·목·금 정규수업 시작 전 20~40분 간 학급 담임과 학생들이 함께 책을 읽는 ‘사제동행 아침독서’는 독서·융합·토론을 기반으로 한 창의교육의 대표적 활동이다.

연초에 수업과 연계해 과목별로 추천도서 목록을 제시하고 개인별로 세운 계획표를 따라 꾸준히 독서함으로써 자기주도적 학습능력과 진로 관련 지식을 키워가도록 유도하고 있다.

1~3주는 내용 요약하기, 비판하기, 옮겨 적기 등 다양한 형태로 기록하는데 집중하고, 마지막 주에는 그 내용을 발표하고 같은 책을 읽은 구성원들이 모여 주제 토론을 한다.

매일 아침 갖는 5분 명상, 건학 목표 및 나의 다짐 낭독, 5가지 감사이유를 적고 사전에 정해진 1명의 학생이 방송을 통해 전교생에게 발표하는 ‘5감사 나눔’, 자신이 감명 깊게 본 책이나 영화, 특정 인물, 관심 주제에 대해 10분 이내로 소개하는 영상을 녹화해 수요일 아침에 방영하는 ‘인문학 특강’ 등도 잘 정착해 있다.

아침독서 전 10분 동안 진행하는 ‘아침을 여는 수학’도 기대 이상의 효과를 얻으며 순항 중이다. 학급별로 지정된 수학반장이 문제를 띄워 수학노트에 풀도록 하되 어려워하는 학생은 풀 수 있도록 적극 도와준다.

풀이와 답을 정리한 노트는 수업시간에 확인해 수행평가에 반영하고 다양한 해결방법을 공유하는 기회로 삼아 수학포기자가 생기지 않도록 돕는다. 매일 오후 종례에 앞서 20분 동안에는 ‘Listen Up! 영어듣기’ 시간을 가져 별도의 반장이 수준에 따라 반복청취, 따라 읽기, 따라 쓰기 등을 실시하고, 수요일에는 격주로 영어팝송 부르기 프로그램을 운영해 영어에 친숙한 환경을 만들고 있기도 하다.

2학년을 대상으로 실시하는 ‘음악·미술·국어·영어 융합수업’도 포항동성고가 자랑하는 특색 프로그램이다. 한 학기에 걸친 뮤지컬프로젝트 수업을 계획하면 각 교과목의 특수성을 살려 국어시간에는 대본 짜기, 영어시간에는 대본의 일부 영작하기, 미술시간에는 홍보 포스터 제작하기, 음악시간에는 실제 공연연습을 하는 방식이다.

교과 간 연계된 지식을 보다 포괄적으로 이해해 창의적으로 표현할 수 있는 능력을 갖게 할 뿐만 아니라 조별 활동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소통능력과 상호 존중의 태도를 기르는 계기를 제공한다.

▲단순한 학습을 넘어…100여 개의 동아리와 연구까지
포항동성고는 학생 선택형 방과후 학교인 ‘LEVEL-UP’ 운영에도 공을 많이 들이고 있다. 월·목과 화·금 과정으로 구분해 전교생이 참여하는 주요 과목 위주의 50여 개 ‘LEVEL-UP ALL’ 과정을 운영한다.

적성과 진로에 맞춰 일본어, 영어 통역, 컴퓨터 활용능력, 음악·미술·체육 실기반 등 보다 실제적인 수업을 개설해 선택적으로 참여하는 15개 내외의 ‘LEVEL-UP CHOICE’ 과정으로도 나눠 운영 중이다.

단기간 밀도 높은 수업을 진행하기 위해 학기별로 중간고사를 기점 삼아 2회차로 나눠 진행하고 방학 동안에는 모든 학생들이 4개 과목을 선택해 집중학습 기회를 가져 실력과 자신감을 높이도록 돕는다.

교과별로 연중 치르는 80여 개의 교내경시대회와 재학생들이 주도하는 100여 개의 자율동아리, 수준 높은 과제연구 및 R&E 활동, 전 교과 독서수행평가, 진로 심화 학교간 공동교육과정 등도 학생 중심의 역동적 학습분위기를 만들어 직간접적으로 학력신장을 견인한다.

2011년 창단돼 100여 명이 참여하는 학생오케스트라단은 단원 가족 초청 음악회와 인근 초등학교 및 장애인학교와의 합동공연 등을 펼쳐 호평을 받으면서 학교의 자랑거리이자 단조로운 일상에 활력소가 되어 긍정적 정서 함양을 돕고 있다.

이상열 교장은 “비교적 짧은 기간에 주목을 받는 학교로 급부상하게 된 동력은 역시 열정을 품고 끊임 없이 전문성을 키워가며 학생들을 진심으로 대하는 교사들에게서 찾을 수 있을 것”이라며 “자발적으로 만든 교과별 동아리와 다양한 연수, 동료교사 및 학생들과의 활발한 소통, 수업공개 등을 통해 늘 더 나은 수업을 연구하고 시도하며 매년 1천여 만원의 장학금을 모아 제자들에게 전달하는 등 배움이 즐겁고 나눔이 행복한 ‘포항동성인’을 만드는데 앞장서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4차 산업혁명시대에 대비하여 비판적사고, 창의성, 협업능력, 의사소통능력 등 4가지 핵심역량을 기르기 위해 꾸준한 독서가 필요하다는 생각으로 모든 수업이 독서를 기반으로 깊이 사고하고 지식을 확장시켜 가며, 토론하고 발표하는 기본틀 위에 이뤄진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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