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의 향을 연주하는 곳

과거의 누군가를 추억하기에는 향기만 한 것이 없다고 생각한다. 몇 년의 시간이 흐르더라도 특정한 향을 맡으면 자연스레 그 인물이 떠오르기 때문이다.

향기(냄새)가 주는 설렘은 비단 사람에 한하지 않는다. 지하철역 안에서 맡게 되는 델리 만주, 엘리베이터 안에서 만난 옆집으로 배달되는 치킨, 영화관에서 나는 고소한 팝콘 등 향이라는 것은 우리의 일상생활 속에서 떼려야 뗄 수 없는 불가항력적인 존재이다.

작지만 강한 힘을 가진 향기를 내가 직접 블렌딩 해서 세상에 단 하나뿐인 나만의 향수를 만들 수 있는 센트 오르간(대표 김다온)은 단순히 향수만 만드는 곳이 아니다. 맞춤 향수 설문지와 심리 테스트를 통해 조향사와 충분한 대화를 함으로써 내가 몰랐던 나의 숨겨진 이면도 볼 수 있다. 이곳은 100% 예약제로 실시되기에 예약한 그 시간과 공간에서는 오롯이 나에게만 집중할 수 있어 색다른 느낌을 받을 수 있다.

실제로 향수를 만들러 온 손님들 중 가족과 친구 등 타인에게 말하지 못했던 얘기들을 스스럼없이 꺼내서 본인들도 깜짝 놀란다고 한다. 편안한 분위기와 더불어 차분하게 얘기를 들어주는 조향사의 친절함이 손님들의 마음을 무장해제 시키는 게 아닐까 싶다.

향수를 만드는 수업은 설문지 작성, 향수 베이스 향 시향(1가지 선택), 터치 향료 시향&스멜링 차트 작성, 포뮬러 작성&1차 조향, 조정 및 2차 조향, 이름 정하기 순으로 진행된다. 보통 1시간의 시간이 걸린다고 하는데 혹여 결정하는 데 주저함이 있거나, 조금 더 여유롭게 만들고 싶은 사람은 넉넉잡아 1시간 30분을 잡으면 된다.

완성된 향수는 서늘한 곳에서 2주간의 숙성을 거친 후 사용할 수 있게 된다. 향수의 구성비는 대부분이 알코올로 이뤄져 있어 향료를 첨가하더라도 알코올 향만 나는 경우가 많다. 그렇기에 숙성을 거쳐 첨가된 향료가 한데 어우러지면 비로소 나만의 향기가 만들어지는 것이다.

센트 오르간은 GN 퍼품 스튜디오 회원 업체로 천연 향기를 베이스로 사용해 자극적이지 않아 은은한 매력을 뿜긴다. 천연 향이라 인위적이고 자극적인 것이 없으며, 한번 뿌리면 4~5시간 정도 지속력이 나타나는 ‘오 드 뚜왈렛’이다.

7가지 베이스 향과 100여 가지가 넘는 향료를 사용하고 있어 이곳에서 만들 수 있는 향은 무궁무진하다고 한다. 시중에서 판매하지 않는 세상에 단 하나뿐인 나만의 향수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매력으로 다가온다.

센트 오르간 김다온 대표는 “이곳은 단순히 향수만 만들다 가는 곳이 아니고, 자신을 잘 들여다 볼 수 있는 공간이라고 생각한다. 자신도 몰랐던 본인의 모습을 한 번쯤 생각해보고 개개인에 어울리는 향을 찾아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시중에 파는 천편일률적인 향을 뿌리기보다 이제는 본인의 개성에 맞는 맞춤형 향수를 만들어 좋은 기억을 남겨보는 건 어떨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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