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시 한민족통일안보문제연구소장

끝으로 미국의 선제공격에 대해 북한의 보복 공격이 종료된 이후 평가를 종합해 살펴보자.

북한군은 전호(중편)에서 기술한 것과 같은 취약성에도 불구하고 우리 대한민국의 입장에서 최악의 시나리오인 수도 서울과 그 근교에 대한 ‘무차별’ 포격으로 심각한 피해를 우리에게 강요할 수 있다.

이 같은 ‘무차별’ 포격의 경우에도 우리 대한민국이 입을 피해는 그렇게 크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하는 연구도 있다. 그러나 이 주장은 북한군 포병 장비들의 위력에 관하여 매우 보수적인 평가에 기인하므로 오류가 있다.

예컨대 사정거리가 크게 연장된 현대화된 122mm 다연장 로켓포라든지, 그보다도 더 고성능의 300mm 다연장포의 존재를 고려하지 않고 있다. 이 같은 신종 포들의 사격이 일시적으로 집중적으로 이루어질 경우, 서울 북서부의 사회기반 시설이 입을 막대한 피해를 피하기는 어려울 것이며, 일시에 완전히 폐허화될 수도 있다.

뿐만 아니라 서울의 한강 남쪽 지역도 북한 포병의 170mm 곡산 자주포와 240mm 또는 300mm 다연장포의 사정거리 안에 들어가게 되어 있다. 만약 북한이 보유하는 모든 300mm 다연장포들이 일시에 서울을 향하여 발사된다면, 사정거리로 볼 때 서울은 물론 서울 이남의 지역까지도 불벼락의 대상이 될 수 있다.

이렇게 될 경우 서울 지역은 일시에 11대의 B-52가 투하하는 폭탄의 위력에 맞먹는 350톤 분량의 TNT가 일시에 폭발하는 결과와 같다. 물론 이 같은 상황은 극단적인 경우의 시나리오이다.

이 같은 경우는 북한군이 보유하는 모든 최첨단 로켓포들의 위치를 일시에 노출시키면서 아무런 발사 실패도 없이 이들의 화력을 서울 지역에 쏟아 붓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북한군의 보복 공격 초기에 노출된 북한군의 포대들은 즉시 우리 한국군과 미군의 화력에 의한 반격의 대상이 될 것이다. 이것이 말해 주는 것은 비록 최초의 1차 포격에 의한 희생자가 다수 발생하겠지만, 그 뒤에 계속해서 발생하는 희생자 수는 급격하게 감소된다. 즉 북한군의 포대들이 노출 즉시 한미연합군의 반격에 의해 파괴되기 때문이다.

북한은 재래식 포들에 추가하여 우리 대한민국의 어느 지역이나 공격하는 것이 가능한 사정거리가 긴 1천발 이상의 각종 유도탄들을 보유하고 있다. 이에 더하여 북한은 순수하게 독자적으로 개발, 설계한 장거리 미사일도 보유하고 있다. 북한이 보유한 미사일 가운데 사정거리가 가장 짧은 스커드 미사일로도 우리 대한민국의 어느 지역이나 공격하는 것이 가능하므로 일부 실행했을 것이다.

이들 유도탄에는 스커드 유도탄을 개량한 ‘화성’에서부터 ‘노동’ 및 ‘대포동’에 이르는 여러 형들이 포함되어 있다. ‘대포동’형 유도탄의 제한된 발사 능력을 고려할 때 ‘화성’과 ‘노동’형 유도탄이 북한이 보유하는 유도탄 가운데 가장 강력한 공격 무기이다. ‘대포동’형 유도탄은 북한 내의 발사 기지가 단 두 곳에 불과하다는 것이 약점이다.

뿐만 아니라, 발사 준비에 긴 시간이 소요되는 북한이 보유하고 있는 대형 장거리 유도탄들은 상대방의 요격에 취약하기 때문에 ‘대포동’ 유도탄이 ‘노동’ 유도탄에 비해 유리할 수 없다.

북한이 보유하는 유도탄들이 우리 대한민국에 가할 수 있는 피해의 정도를 평가하는 중요한 요소는 그 유도탄들이 어떻게 사용되느냐에 있다. 북한이 유도탄들을 재래식 화기들과 공동으로 사용할 때 서울과 그 주변 지역에 가하는 파괴력이 배가될 수 있다.

즉 북한은 우리 대한민국 전역을 공격 목표로 하는 ‘간접 포격’의 효과를 확대하기 위하여 재래식 포병 장비들과 함께 유도무기들을 함께 사용했을 수도 있다. 여기서 ‘간접 포격’이라 함은 전체적으로는 화력의 집중도는 떨어지면서 남한 전역을 포격 대상으로 삼음으로써, 사회간접시설의 큰 파괴나 인명 손실을 초래하게 되는 것을 의미한다.

이들 북한의 유도탄들은 정확도가 떨어지기 때문에 정밀 폭격보다는 도시 중심지나 다른 광역 목표를 공격하는 데 보다 적합한 것들이다. 그러나 보다 원거리의 특정 군사 시설을 향하여 발사되었을 때는 이들 유도탄의 상당수가 목표지점을 벗어날 가능성이 크다.

재래식 화포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북한은 이들 유도탄을 사용하고자 할 때도 상당히 자제할 이유가 있다. 대부분의 유도탄들이 이동식 발사대를 사용할 것이기 때문에 우리 한국군과 미군의 공격으로부터의 생존율이 큰 문제가 아닐 수 없기 때문이다.

또한 재래식 화포와는 달리 유도탄의 경우는 비축량이 소규모인데다가 국력을 기울여서 비축량을 재충전하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에 공격을 주저할 수도 있다.

즉 한국군과 미군에 의한 즉각적인 반격으로 인한 피해를 감안한다면 북한이 한 발의 유도탄을 발사할 때마다 한미연합군의 반격을 받고도 살아남는 잔존 유도탄의 양은 급격하게 감소할 것이 틀림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다양한 미사일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북한이 직면하고 있는 애로가 없는 것은 아니다. 그것은 이들 유도탄의 의심스러운 파괴력과 빈번한 장비의 고장률 등으로 實戰(실전)시 발생할 높은 발사 실패율과 재고량의 고갈 등이 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북한이 우리 대한민국에 대하여 핵공격을 감행할 수도 있다. 그러나 북한이 발사한 단 한 발의 핵폭탄이 우리 대한민국 땅에 투하되었다고 해서 우리가 북한에 투항할 가능성은 희박하다. 북한에 의한 핵무기 사용 가능성을 어떻게 평가하느냐의 여부에 따라서 우리 대한민국과 미국은 북한의 핵 능력을 사전에 제거하기 위한 선제공격 감행 문제를 진지하게 고려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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