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정욱 건강증진의원장

기억력은 잠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우리의 신체는 밤이 되면 멜라토닌 호르몬이 분비되면서 잠에 들고, 그 과정에서 낮 동안 습득한 정보를 저장한다. 낮이 되면 멜라토닌의 분비량이 줄어들면서 잠에서 깬다. 따라서 밤에 활동하고 낮에 자는 생활이 반복되면 호르몬 불균형이 발생하면서 수면에도 문제가 생기고, 이는 정보를 저장하는 과정에 차질을 주면서 기억력이 감퇴할 수 있다.

하지만 낮밤이 바뀐다고 무조건 기억력이 떨어지는 것은 아니다. 밤에 일을 해야 한다면 자고 일어나는 시간을 정해 매일 그 시간을 충실히 지켜 생체 시계를 다시 맞추고, 자는 동안 최대한 빛을 가리고 소음을 없애 푹 잘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게 도움이 된다. 또 밤에 30분이라도 자는 것이 도움이 된다.

수면과 관련해 전문가들은 태양의 일주기에 맞춰 생활하고 잠을 자는 것을 권장한다. 우리 몸은 태양의 빛에 따라 뇌 신경전달물질인 세로토닌이 조절된다. 세로토닌이 부족하면 무기력함이 증가하고 스트레스에 취약해지면서 우울증이 나타나기 쉽다. 따라서 낮과 밤이 바뀐 생활보다는 늦게 일어나더라도 해가 떠 있는 시간에 일어나고, 해가 뜨기 전에 자는 것이 좋다료하는 방법도 있다.

재발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지속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치료에 있어 충분한 숙면과 영양섭취가 필요하고 뇌를 자극하는 카페인을 줄이는 것도 도움이 된다. 또 스트레스를 받았을 때 불안감을 줄일 수 있는 자신만의 방법을 찾아 적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늦은 새벽에 잠이 들었다면 자고 아침에 일어났다가 저녁 작업을 시작하기 전 2~3시간 정도 자면 피로감 조절과 함께 작업의 효율을 더 높일 수 있다. 잠깐 자는 동안에도 정보 저장 과정이 일어나기 때문이다. 정신이 맑아지고 빨리 기억해 낼 수 있는 능력이 더해진다.

밤샘작업 등 장시간 작업을 하는 사람의 경우, 술과 담배 의존도가 높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특히 늦은 새벽까지 작업을 하는 예술가의 경우 낮과 밤이 바뀌면서 불면증이 올 수 있다. 예술가들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술을 마시는 경우가 흔하다. 특히 자기 전에 술 한 잔이라는 ‘나이트캡(nightcap)’이 많다.

알코올은 겉으로는 잠을 들게 하는 것처럼 보여도 실제로는 뇌를 자극하고 얕은 잠을 유도하기 때문에 수면 후에도 피로감을 느끼게 한다. 최근 정신 건강 저널인 JMR에 게재된 논문에 따르면 자기 전 술 한 잔이 숙면 효과를 9.3% 감소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어나서는 20~30분 정도 가벼운 달리기, 산책 등 유산소 운동을 하는 것이 좋다. 규칙적인 운동은 스트레스와 질병에 대한 저항력을 높여준다. 또 일어나서는 가능한 조명을 밝게 하고 차나 커피로 각성도를 높이는 것도 활기찬 아침을 맞는데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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